이주노동 문제를 다루는 노사정 협의체가 가동 중인 가운데, 이주노동단체들이 사업장 변경 제한 전면 폐지, 이주노동자 산재 전담부서 설치 등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현재 고용노동부가 '강제노동'을 강요하는 제도인 '사업장 변경 제한'을 기간만 4년에서 1~2년으로 줄여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산업재해·임금체불·괴롭힘·주거권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등 150여 단체는 23일 서울 종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제한을 폐지하고 권리보장을 전면 강화하라"며 '이주노동자 권리보장 요구안'을 발표하고 정부에 이의 수용을 촉구했다.
단체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것은 사업장 변경 제한 유지다. 단체들은 이주노동 노사정 협의체인 "'외국인력 통합지원 TF'에서 노동부는 고용허가제 노동자 입국 후 1년 또는 2년 제한 후 사업장 변경 자유화를 제안했다"며 "1년이나 2년 동안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것은 강제노동이 아닌가. 그 기간 내에는 위험하고 열악한 사업장에서 벗어날 수 없어도 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대안으로는 △사업장 이동 제한 및 변경 횟수 제한 전면 폐지 △사업장 이동 시 최소 6개월 구직기간 보장 및 생계 지원 강화 등을 제안했다.
단체들은 노동권, 괴롭힘, 주거권 등과 관련해서도 "외국인력 TF의 주요 논의과제인 '권익보호' 측면에서 제출된 방안이 매우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노동권과 관련 단체들은 "이주노동자가 가장 크게 피해를 당하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 제출된 방안이 거의 없다. 내국인에 비해 발생률이 3배에 달하는 이 문제들에 대해 정부는 획기적 근절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재와 관련 △이주노동자 산재 전담 부서 설치 △산업안전법 위반 사업장 이주노동자 고용 불허 △모국어 안전교육 실시 △산재 후속 치료를 위한 체류·재입국 허용을, 임금체불과 관련 △이주노동자 노동시간 기록 의무화 △체불임금 소송 시 이주노동자에게 합법적 체류자격 부여 등을 요구했다.
괴롭힘, 주거권 문제에 대해 단체들은 "인권침해 사업장에 대한 이주노동자 고용제한·제재는 훨씬 더 강화돼야 한다"며 "가설건축물 숙소를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하며, 특히 농어업 등 취약한 숙소에 대해 개선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광범위하게 노동현장에서 숙련도를 갖고 일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법 체계 내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자'는 데는 노사정과 학계 의견이 대체로 일치하고 공감대가 크다"며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정책 폐기 및 양성화·체류보장 계획 마련을 요구했다.
단체들은 "이주민 300만, 이주노동자 200만 시대를 바라보는 지금 더 이상 이주노동자를 도구적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같은 노동자,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지역사회 동반자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나서서 권리 보장 정책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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