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6년 02월 05일 0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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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상사가 싫은 자들을 위한 피가 튀는 광시곡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직장상사 길들이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직장상사 길들이기>!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먼저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던 건 '과연 직장상사가 길들여질 수 있는 대상인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사上司'의 단어 뜻에 담겨있는 계급의 상하 관계는 그리 쉽게 해체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만약 누군가 상사를 길들이려 하고, 그 직분의 위계를 넘어서
이동윤 영화평론가
2026.01.31 13:01:13
<아바타: 불과 재>에 담긴 에이와의 길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아바타: 불과 재>
<아바타> 1편(2009)이 등장했을 때 모든 이들은 과연 영화의 기술이 어디까지 가 닿을 것인지 기대와 우려,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지구를 얼핏 닮은 외계 혹성에서 원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아바타로 정신을 옮겨 심는다는 설정도 한몫 했지만, 커다란 스크린 위에 3D 입체 이미지로 신세계를 목도하는 순간은 가히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
2025.12.17 06:01:17
팝콘 먹으며 영화보는 관객들을 정확히 조준하는 <웨폰>의 공포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웨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산층. 유산 계급과 무산 계급 중간에 놓인 계급. 자신의 노동력 만이 유일한 자산인 무산 계급과 대자본을 품고 살아가는 유산 계급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자산은 보유하고 있으나 그 자산 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고, 결국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해야 하는 계층. 중산층에 대한 대략적인 정의다. 정의만 놓고 보면 대자본을 품지 않은 자들은
2025.10.20 10:47:19
거대한 변화 앞, 우리는 '어쩔 수가 없다'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어쩔 수가 없다>를 재미없게 본 관객들을 향한 항변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을 죽여야 하는 세상. '죽인다'는 설정이 과도하긴 하나 <어쩔 수가 없다>의 영화적 세계는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낯설지 않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는 비극에 익숙해진, 비극이 일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이 죽어도, 그들을 짓밟아도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
2025.10.09 06:56:20
냉혹한 결혼 시장에서 사랑하기 위해 알아야하는 것들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머티리얼리스트>
물질만능주의자와 유물론자 사이에서 셀린 송 감독에게 사랑은 모호하고 형용할 수 없는 대상이다. 손으로 부여잡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선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갈피를 못잡는 감정의 용부림 속에서 헤매이는 걸 감내해야만 간신히 사랑을 논할 수 있다. 연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한국에서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는 것은 어쩌면 고리타분한 일인지도
2025.08.18 15:21:04
그로부터 '28년 후', 2025년에 등장한 좀비는 뭐가 다를까?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28년 후>
2002년, <28일 후>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 모두가 관심 가졌던 대목은 텅 빈 런던 브릿지 풍경이었다. 팬데믹을 겪은 이후 우리는 바이러스에 의해 문명이 멈출 수 있음을 몸소 목도 했지만 2002년 당시 문명이 멈출 수 있을거란 상상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2002년 갓 등장한 디지털 카메라로 마치 도그마 형식을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디지
2025.06.21 13:45:17
<파과>의 세계에 담긴 감각의 향연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파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우린 과일이 맛이 아닌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이미지'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보기 좋은 과일이 맛도 있다는 통념은 정설이 아닌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과일의 가치를 평가하는 순간은 시각이 아닌 미각이기 때문이다. 입 속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과즙의 향연을 경험하지 않고 그 과일을 온전히 가치 매길 수 없다
2025.05.03 10:35:34
전복된 스승과 제자의 관계, 그 이후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승부>
이미 결론이 나 있는 과거의 사건을 영화화 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조훈현과 이창호, 세기의 대결, 1990년대에 바둑을 두지 않았다 하더라도 각종 언론과 광고를 잠식했던 두 사람의 명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스승을 제압한 제자, 청출어람을 넘어서 제자가 스승에게 압승하는 풍경은 그 자체로 드라마였으며 많은 이들을 흥분케 한 사건이었다.
2025.03.29 14:35:14
미키 17, 낯설지만 귀여운 봉준호 감독의 해피엔딩 세계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미키 17>
끊임없이 반복해 죽어야만 하는 직업을 가진 청년의 이야기. <미키 17>은 자연스럽게 현대 사회의 노동권 문제를 거론한다. 야심차게 개장한 마카롱 가게가 폭망하고 거액의 빚에 쪼들려 지구를 떠나 극한 직업을 택할 수밖에 없던 미키의 전사前史는 현재를 살아가는 MZ 세대들의 극한 상황을 빗댄다. 인간 복제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 제기와 종교적 파시즘
2025.03.01 20:36:39
오늘의 한국… <검은 수녀들>이 쏘아 올린 '더러운 영'의 이미지
[검은 수녀들]
"너희 더러운 영들아, 당장 떠나거라." <검은 수녀들>에 관심 갖게 된 건 예고편에서 흘러나온 송혜교 배우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평론가로서 형식적이고 도식적인 해석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대사에 담긴 ‘더러운 영’의 이미지가 마치 자석처럼 특정 이미지들로 도치되어 상상되었다. 현시대는 안타고니스트를 '빌런'으로 호명한다. <조커&g
2025.01.24 11:3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