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한편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저지를 위한 선제타격론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은) 미국으로서는 점차 다가오는 미래의 위협이지만 한국은 지금 당장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선제 타격은 그 위험이 보다 더 급박해졌을 때 비로소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29~3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이 미국 방송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정상회담에서 '북핵 동결'에 관한 양국 정상의 의견 교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런 대화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앞으로 5년 동안 임기를 함께 할 관계일 뿐만 아니라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그 공동의 목표를 함께 힘을 모아서 이루어낼 수 있다면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과 제가 대통령에 재임하는 동안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보람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최고의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문제에서 최우선순위에 둔 것이 바로 북핵 문제 아닌가. 그것은 역대 미국 정부가 하지 않았던 일"이라며 "저는 그 점에 대해서 대단히 높이 평가하고, 그런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 덕분에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웜비어 사망 중대 책임은 북한 정권에 있다"
트럼프 정부를 향한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거리 좁히기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나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사망 사건으로 미국 내에 북한에 대한 악감정이 증폭된 상황이 큰 변수로 꼽힌다.
웜비어 씨 사망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잔혹한 정권"이라고 맹비난하며 "웜비어의 죽음은 이런 정권에 의해 자행된 비극을 예방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결심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당분간 트럼프 정부가 보다 강경한 대북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 곧바로 북핵 동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 국면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금년 중에 북한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한 발언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CBS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웜비어 사망 사건에 대한 미국 내 반북 감정을 고려한 듯 이번 사건의 책임이 북한 정권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웜비어의 가족과 미국 국민들이 겪은 슬픔과 충격에 대해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을 뗀 뒤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된 원인에 대해 많은 의혹이 있다. 부당하고 가혹한 대우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와 같은 북한의 잔혹한 처사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북한에서 억류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 발생한 일이다. (북한이 웜비어 학생을 죽였는지) 그 사실까지 저희가 알 수는 없지만 웜비어 학생이 사망에 이르게 된 아주 중대한 책임이 북한당국에 있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북한에는 미국민들과 한국 국민 여러 명이 억류 중에 있다"며 "그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 아주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나라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런 나라, 그런 지도자를 상대로 우리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해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이유는 지금까지 국제 사회가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라서 해 왔던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임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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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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