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하 아래로 따뜻한 바닷물이 침투하며 예상보다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한·영 국제 공동 연구팀이 남극 스웨이츠 빙하의 지반선 부근에서 934m 두께의 얼음을 뚫고 그 아래 바다를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반선이란 빙하의 하단이 바다와 만나는 경계선을 의미한다.
경기도 면적에 달하는 1만㎢ 크기의 스웨이츠 빙하는 남극에서 가장 빨리 녹고 있으며 다른 빙하들의 연쇄 붕괴에도 영향을 미쳐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리는 등 연구 가치가 매우 높은 빙하다. 해수부는 해안선 부근 주민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해 지난 2023년부터 스웨이츠 빙하를 포함한 서남극 빙하의 움직임을 연구해 왔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달 29일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연구팀은 열수 시추 공법을 통해 빙하 하부 바다까지 약 900m 가량의 시추공을 뚫고 그 아래 바닷물의 염도, 수온 등 기초적인 자료를 실측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추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재결빙되고 급격한 기상 악화가 겹치면서 빙하 하부를 장기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계류장비는 설치하지 못했다.
이번 탐사에서는 빙붕 아래로 따뜻한 바닷물이 침투하면서 예상보다 빙하가 빠르게 녹는 현상이 확인됐다. 지반선 부근의 온도와 염분 분포가 일반적인 해양 관측 수치와 달리 매우 역동적인 혼합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지반선 하부에서 발생하는 활발한 융해 현상으로 인해 해수와 융빙수가 급격히 섞이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해수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내년에는 남극 주요 지반선에 대한 후속 탐사를 추진한다. 앞으로도 남극 빙붕 하부의 해수 침투 경로 추적 등 전 지구적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정호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현장 대원들의 노고 덕분에 스웨이츠 빙하 아래 바다 실측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남극 빙하·해빙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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