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 집단학살 전쟁에 참여한 이중국적자 또는 다중국적자(삼중 국적 이상)인 이스라엘군 병사가 5만 명 이상인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이스라엘 비정부기구 하츠라하(Hatzlacha)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대다수는 미국 또는 유럽 여권 보유자다. 가장 많은 외국 국적자는 1만2135명의 미국이며 그다음으로 프랑스, 러시아, 독일, 우크라이나, 영국이 뒤를 잇는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 집단학살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이스라엘군에 외국 국적자가 복무하고 있다는 뉴스는 이따금 나왔으나, 국가별 통계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며 그 수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
하츠라하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영국 탐사보도 매체인 Declassified UK가 보도한 가자 집단학살 전쟁 동안 이스라엘군에 복무한 외국 국적자들 수. 미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우크라이나, 영국, 루마니아, 폴란드, 에티오피아, 캐나다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스라엘의 가자 집단학살 전쟁은 2025년 10월 10일 휴전이 발효된 뒤로 이름만 휴전인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로 약속된 인도주의 물자 지원 등의 조항을 지키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11일부터 2월 10일까지 최소 1620회 휴전을 위반해서 가자 지구를 공격했다. 날수로는 2월 15일까지 129일 중 111일에 걸쳐 공격해서 팔레스타인인 600명 이상을 죽였다. 2023년 10월 7일부터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7만2000명을 넘었다.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2025년 9월 1일 국제집단학살학자협회(IAGS)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제노사이드를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9월 16일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독립 조사위원회가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23년 12월 29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한 혐의로 제소했고, 집단살해를 막아달라는 긴급 임시 조치를 여러 차례 요청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임시 조치 판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집단살해(제노사이드)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했으나, 군사 공격 중지 명령은 내리지 않아 소극적으로 판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단학살을 계속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스라엘에 기울어진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비판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국제형사재판소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는 한 달도 안 되어 조사를 개시했으나, 2014년 6월 13일 이후 점령지 팔레스타인 영토(oPt)에서 벌어진 모든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불법행위에 대해 조사를 요구한 건에 대해서는 몇 년씩 미루다가 2021년 3월 3일에야 조사 개시를 발표했다. 그 뒤로 의미 있는 진전은 없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러시아 정부와 군 인사 여섯 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 중에서 2024년 3월 5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러시아군 사령관 두 명은 우크라이나 전역의 여러 발전소와 변전소를 공습하여 민간인과 민간 재산을 표적으로 삼은 공격을 지휘한 것이 그 혐의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8일부터 전기, 물, 식량, 연료 공급을 차단하고, 집단학살 전쟁 동안 가자 지구 발전소, 상하수도, 병원, 학교, 농장과 농경지, 심지어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까지 의도적으로 파괴했으나, 러시아에 적용된 잣대가 이스라엘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마치 마지못해 한 것처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부 장관에게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처럼 국제형사재판소와 국제사법재판소는 서방 국가의 일원으로 간주되는 이스라엘에 대한 태도가 아프리카의 전쟁범죄자들과 러시아 푸틴에 대한 태도와 다르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국가 정부들도 마찬가지며 훨씬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옹호하고 거들어왔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서 집단학살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온 가운데 가자 집단학살에 참여한 전쟁범죄자를 처벌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5년 4월, 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와 영국 공익법률센터(PILC)는 10명 이상의 영국인 시민을 가자 지구에서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런던 경찰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5월 사이에 이스라엘군으로서 살인, 절멸, 민간인 공격, 강제 이주 또는 추방 등을 저지른 혐의로 고발되었다.
힌드 라잡 재단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보편적 관할권이 있는 14개국에서 해당 국가의 국적 보유자 또는 체류자인 이스라엘 군인을 형사 고발하는 소송을 진행하였으며, 신원을 파악한 이스라엘 군인 1000명에 대한 고발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출했다. 2025년 10월 벨기에 검찰은 가자 집단학살에 이스라엘군으로 복무한 벨기에-이스라엘 이중국적자에 대해 전쟁범죄 조사를 개시했다.
전쟁범죄는 국적법과 관계없이 국제법상 형사 책임을 발생시킨다는 것이 보편적인 해석이다. 또한, 외국 분쟁에서 군사 복무나 타국 군대 가입을 금지하는 법률에 따라 이중국적자는 추가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하츠라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7명이 가자 집단학살 전쟁에 참여했다. 이 일곱 명이 자발적 입대인지 의무 입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집단학살 전쟁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국으로서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 7명을 조사할 의무가 있다. 한국 국적자가 해외에서 저지른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는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는 공소시효가 없다. 처벌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어려움이 크지만, 저 숫자가 맞는다면 한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7명이 집단학살 전쟁에서 무슨 임무를 어느 만큼 적극적으로 했는지를 밝혀서 그에 맞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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