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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도 주식부터 찾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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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도 주식부터 찾는 당신에게

[인권의 바람] 평화는 돈으로 살 수 없다

한 학생의 사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의 이름은 미카엘 (Mikaeil Mirdoraghi), 이란 남부 미나브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살해당했다. 사진 속 미카엘은 등굣길에 나서면서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어린이가 해맑게 웃는 모습은 도리어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줬다. 국제 사회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 어린이를 죽였다”라며 분노했다. 그렇게 미국과 이스라엘은 2400여명의 이란인을 살해했고, 미카엘을 포함해 200여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전쟁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반응이 나왔다. 당연히도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남은 이란 주민들을 걱정했다. 전범의 편에 서서 공습을 옹호하는 나쁜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주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했다. 언론은 미국의 이란 공습이 주식에 호재인지 악재인지를 연일 떠들어댔다. '진짜 피해자는 한국'이라거나 이럴 땐 '방산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거나, 심지어 어떤 경제지는 전쟁이 장기화가 되고 있으니 “미국 주식 줍줍타이밍”라는 헤드라인을 뽑기도 했다.

주식보다 중요한 것

오랜 역사 속에서 돈은 전쟁의 강력한 동기였다. 패전의 영향으로 침체된 독일 경제는 2차 세계대전의 강력한 동기 중 하나였다. 미국은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동안 유럽에 무기와 물자를 수출하며 천문학적 돈을 벌었다. 이웃 나라 일본도, 한국전쟁 시기 무기를 팔아 부흥기를 맞았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키면서 무기 회사의 주식이 급등했다. 전투기, 미사일, 대공무기를 팔아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다. 전쟁이 군사용 AI와 첨단 무기의 시험대이자 시장이 되고 있다.

전쟁만큼 소모적인 것이 없다. 전쟁 기간에는 무기 거래로, 전후에는 복구에 사용되는 장비와 재료까지 판매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전쟁과 관련된 주가는 급등한다. 파괴와 복구가 반복되는 전쟁은 마치 끝없이 돈을 벌어줄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전쟁을 참상이 아니라 거대한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주식 열풍으로 자본가들과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덕담처럼 '전쟁 수혜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으로 돈을 벌 수 없다. 전쟁이 나면 자신의 삶터가 폭격당하고, 자신과 가족, 지인이 징병 되기도 한다. 전쟁이 나면 모든 것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라야 한다.

전범들은 더없이 기쁠 것이다. 개인의 정치적 위기를 넘기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감수한 전쟁이다. 참상보다 주식에 관심을 가진다면 전범들은 리스크가 줄어든다. 무기 회사들도 실적을 위해 사람을 더 잘 죽이고, 기발하게 죽이는 무기를 개발하고 생산량을 늘린다. 그렇게 되면 전쟁이 더 과감하고 잔혹해지지 않을까?

'인간이 되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지구 반대편에 일어난 일보다 내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심리일지 모른다. 인간성을 지적하지는 않겠다. 이미 많은 사람에게 들었을 비판이다. 이 글은 무엇이 전쟁을 불렀는지 기억하고, 적어도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말자는 제안이다.

평화는 돈으로 살 수 없다. 오히려 돈은 전쟁을 부추길 뿐이다. 전쟁이 삽시간에 번지고 있고, 하필이면 조금씩 동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란이 황폐해지면 다음 전쟁터는 어딜까? 벌써 트럼프는 한국을 조준했다. 전쟁의 후방기지 역할을 맡기면서 이제는 파병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여러 방면에서 전쟁의 위험에 연루되고 있다. 트럼프의 전쟁에 끼어들지 말라는 목소리를 한국 정부에 분명히 해야하는 시기이다. 이대로 주식 차트에 매몰되어 전쟁의 참상을 잊어간다면, 어느 순간 전쟁이 일어나길 바랄지 모른다.

▲ 지난 3월 7일 오후 이란 테헤란의 석유 저장 시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화염에 휩싸인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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