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다만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당내 최다선인 주호영(6선)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컷오프를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못박았고, 장동혁 대표는 이 위원장 결정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컷오프된 인사들의 무소속 지방선거 출마, 법적 대응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천 내홍은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23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공천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변화를 미루는 것이 가장 큰 갈등이다. 지금 결단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분열"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것은 누군가를 내치는 공천이 아니다. 배제가 아니라, 재배치"라며 "그동안 당을 지켜온 분들, 국민께 사랑받아 온 분들은 그 경험과 역량을 더 큰 자리에서, 더 큰 역할로 이어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선택은 충돌이 아니라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저녁 대구시장 공천을 신청한 후보군 중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등 3명을 배제하고 6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경선을 치른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중진 컷오프' 의지가 강했는데, 대구시장 후보로 등록한 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에게는 경선 기회를 주되 주 의원은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위원장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건 사실상 장 대표의 개입뿐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당 대표로서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대구를 방문해 대구 의원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공관위원장에게 대구의 민심을 전했다. 공정한 경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만들어달라고 당부의 말을 했다"며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당 대표로서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우리가 선거를 치르고, 경선을 치르고, 공천을 하다보면 당을 위해 희생이 필요할 때도 있다"며 "지금 당의 여러 상황이 어렵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생각이 다를지라도, 그 생각을 좁히고 또 당을 위해서 필요한 희생이 있다면 서로 희생할 때"라고 했다. 컷오프에 불복한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을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앞서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도 오전 최고위원회의 종료 뒤 기자들에게 "저희도 공관위원장이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위에서는 확정된 후보자에 대한 찬성, 반대만 논의할 수 있다. 경선 구도와 관련해서는 최고위가 논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며 지도부 차원에서 공관위 결론을 수용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가볍게 행동하지 말아 달라'는 지도부의 당부에도 당사자들의 반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가 이 위원장의 무도하고 비상식적인 결정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장 대표는 더 이상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원칙 없는 공천을 방치하는 대표, 자기 입으로 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대표라면 그 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하다"고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이진숙 전 위원장도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이 자르고 싶었던 이진숙을 국민의힘이 잘랐다"며 "이번 컷오프 결정을 재고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갈라치기" 될라…조용해진 대구 의원들
한편 그간 대구시장 공천을 두고 잡음이 이는 동안, 여러 차례 단체 회동을 통해 장 대표에게 의견을 전달한 대구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단 현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대구 의원들이 '낙하산' 우려를 표한 이 전 위원장이 컷오프되고, '중진 컷오프' 절충의 성격으로 주 의원을 제외한 중진 의원들이 경선 자격을 얻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의 약속 위반인가, 이 위원장의 오만과 독선인가"라고 밝힌 권영진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구 의원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한 대구 지역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대구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한데, 지지하는 분은 반발할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나마 고육지책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이 위원장 결정이) 옳다, 아니다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대구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는 약속했는데, 이 위원장이 말을 안 듣는다"면서도 대구 의원들 간 추가 회동 여부에는 "이제 (후보자 간) 갈라치기가 되어 버린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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