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불법 공격하여 일으킨 지역 전쟁이 한 달이 되었다. 침략을 저지른 이스라엘과 미국이 고려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침공은 걸프협력국(GCC) 여섯 개 국가와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까지 지역의 모든 국가를 전쟁으로 끌어들였다. 언급한 모든 국가에서 희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란과의 협상 소식을 내비치면서도 지상군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동맹국들에 파병과 협력을 요구하는 등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전 세계가 매달려 있다. 이란을 둘러싼 전황과 전망,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 지상군 투입 여부에 세계가 집중하면서, 이란 못지않게 이스라엘이 파괴하고 있는 레바논 상황은 관심에서 다소 비켜나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월 1일부터 3월 29일까지 1238명이 숨졌고 3543명이 다쳤다. 희생자의 70% 이상이 민간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역의 민간 시설과 주거 지역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있는 탓이다.
헤즈볼라가 이른바 저항의 축 일원으로서 3월 1일 휴전을 깨고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은 사실이나, 이스라엘은 2024년 11월 레바논 헤즈볼라와 휴전에 합의한 뒤로 1만5400건 이상의 휴전 위반을 저질렀다.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에 거의 날마다 레바논을 공습했으며, 2025년에 레바논을 하루 평균 다섯 번꼴인 1653회 공격했다. 이로 인해 휴전 기간에 397명의 레바논인이 죽었다. 가자 휴전 이후 가자 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격과 마찬가지로,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은 일상적으로 휴전을 위반하며 공격하여 레바논 주민들을 살해해왔다.
국제 비영리 조직인 ACLED(무력 분쟁 위치 및 사건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3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사람의 80%가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공격으로 숨졌다. 여섯 살 난 나르지스는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마이파둔에 살던 온 가족이 3월 2일 이스라엘 폭탄을 피해 집을 떠나려던 순간에 이스라엘 폭격으로 숨졌다. 다섯 살 딸을 포함한 티레 출신 가족 여덟 명이 3월 13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모두 숨졌으며, 바스마 가족 여섯 명은 3월 14일 나바티예 집을 겨냥한 공습으로 모두 숨졌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는 124명에 이른다. 유니세프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한 이후 날마다 한 학급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범위를 넓혀가며 여러 차례 레바논에 대피 명령을 내리고 있다. 이는 대피하지 않으면 언제든 폭격과 공습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죽음의 경고다. 이스라엘은 3월 2일 레바논 남부에 대피 명령을 내렸고 3월 4일 리타니강 남쪽 전 지역 주민들에게 북쪽으로 대피하라는 강제 이주 명령을 내렸다. 3월 12일에 내린 대피 명령은 국경에서 25마일(약 40km)까지로 확장되었다. 3월 17일에는 자흐라니강 남쪽 지역까지 대피 명령 대상이 또다시 넓어졌다. 리타니강 남쪽은 레바논 국토의 대략 8~10%에 해당하며, 자흐라니강 남쪽은 레바논 국토의 14~15%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일련의 대피 명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역에 내린 대피 명령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군의 이어지는 대피 및 강제 이주 명령으로 총 116만 명이 넘는 주민이 피난길에 올랐으며 갑작스러운 이주와 혼란으로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다. 베이루트 남부에도 대피 명령이 떨어져서 수많은 주민이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리타니강까지 완충 지대로 만들라고 군에 지시했다. 네타냐후 자신이 '가자 모델'이라고 부른 점령 방식을 레바논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리타니강까지 이스라엘이 군사 통제할 것이며 그곳에는 레바논 주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아예 리타니강이 국경이 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가자 모델'은 말 그대로 모든 민간 시설을 파괴하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드는 점령 방식이다. 옥스팜은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저지른 집단학살 전술을 레바논에 적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옥스팜의 조사와 분석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레바논 주민이 이용하는 상수도 시설과 위생 시설을 파괴하고, 전력망, 도로, 다리를 파괴했다. 이스라엘이 리타니강 다리 여러 개를 파괴하여 수만 명의 주민들이 고립되고 구호물자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특히 의료진과 구조요원을 집중적으로 살해하고 있다. 3월 13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빈트제빌 지역의 한 마을에 있는 보건소를 공습해서 의사, 간호사, 구급대원 등 의료진 12명을 한꺼번에 죽였다. 3월 28일에는 구급차를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구급대원 일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2일 이후 이스라엘군에 의해 최소 53명의 의료진이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자 지구에서 270명 이상의 언론인을 고의로 살해했듯이, 레바논에서도 언론인을 표적 살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3월 1일 이후 현재까지 레바논에서 최소 일곱 명의 언론인을 살해했다.
이스라엘은 3월 18일 알마나르 방송 책임자인 모하메드 샤리를 아내와 함께 살해했으며, 3월 25일에는 알마나르 사진기자 후세인 하마드를 공습으로 살해했다. 3월 28일에는 PRESS가 표시된 차량을 표적 공습하여 차량에 타고 있던 언론인 세 명을 살해했다. 또한 구조하러 온 구급대도 이스라엘의 후속 공격으로 숨졌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숨진 기자 알리 하산 쇼에이브가 헤즈볼라 대원이라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했으나 제시된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언론인을 살해하며 해온 방식이다.
2024년 7월 31일 이스마일 알굴 알자지라 기자, 2025년 3월 24일 호삼 샤바트 알자지라 기자, 2025년 8월 25일 후삼 알마스리 로이터 기자 등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언론인을 살해하고 하마스 요원이라고 주장했지만 허위나 조작으로 드러났다.
전쟁 중 의료인 살해나 언론인 살해 모두 전쟁 범죄이지만, 이스라엘은 미국과 서방 국가가 제공하는 면책 특권을 누리며 수십 년 동안 저질러온 범죄에 대해 어떠한 처벌이나 제재도 받지 않았다. 그리하여 의료인과 언론인을 표적 공격하는 것이 이스라엘이 벌이는 전쟁에서 흔한 일이 되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백린탄을 사용했으며, 지난주에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현재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란은 중재자들을 통해 미국과의 어떠한 합의에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 중단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넘어설 수도 있는 헤즈볼라에 대한 장기 작전을 준비 중이며, 시리아를 통한 침투 작전도 펼치면서 군사 작전을 더 확장하고 있다.
3월 29일 팔레스타인 땅의 날 50주년 기념 집회에서 최근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에서 숨진 어린이를 포함하여 이스라엘과 미국에 의해 살해된 어린이들의 사진과 가방을 전시한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가자 지구에서도 휴전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이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 3월의 경우 한달 중 단 사흘만 이스라엘의 공격이 없었다. 가자 지구에서 2023년 10월 7일 이후 확인된 총 사망자 수는 7만2280명이며, 휴전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인은 704명에 이른다.
3월 24일 열세 살 칼레드 아라다는 칸유니스 마와시 지역의 텐트 안에 있다가 이스라엘군 총에 맞아 숨졌으며, 3월 30일 가자 시티에서도 오마르 카둠 형제가 거리에서 이스라엘군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이스라엘의 학살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특히 팔레스타인 경찰 차량을 공습하는 등 경찰관을 표적으로 죽이면서 가자 지구의 치안 유지를 방해하고 있다.
서안 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정착민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26년 초부터 3월 16일까지 이스라엘군이나 정착민에 의해 총 26명의 서안 지구 팔레스타인인(어린이 여섯 명 포함)이 죽었다. 이 중 18명은 이스라엘군에, 7명은 정착민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살해된 사람 절반 이상이 2월 28일 즉 전쟁이 시작된 날부터 3월 16일 사이에 목숨을 잃었다. 그 뒤로도 3월 25일 이스라엘군이 정착민과 함께 팔레스타인인 한 명을 살해했고 3월 27일 칼란디야에서 청소년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세 명을 총으로 살해하는 등 초법적인 살해가 이어지고 있다.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마을을 습격하여 주민을 폭행하고 집이나 차량에 불을 지르고 가축을 훔치는 따위의 짓을 벌인다. 식민지화 및 장벽 저항위원회(Colonization and Wall Resistance Commission)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두 주 동안 헤브론 주에서만 이러한 정착민 공격이 47건이 발생했다.
또한 팔레스타인인 재산 강탈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동예루살렘 실완의 바트 알 하와 지역에서 11개 팔레스타인 가정이 집에서 쫓겨났고, 이들의 집은 이스라엘 정착민 단체에 양도될 전망이다.
전쟁을 둘러싼 미국, 이스라엘, 이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등 주요 행위자의 결정과 움직임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서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서 저지르는 학살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쟁이 내일 어떻게 될지 하루 앞도 내다보기 어렵지만, 이스라엘이 이제까지 저질러 온 학살과 인종청소 관행을 전쟁을 틈타 계속 저지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삶을 파괴하고 상처를 남기며 환경까지 파괴하는 이 부당한 전쟁을 멈출 것을 요구하면서 이스라엘이 점령과 학살을 멈출 것을 함께 요구해야 한다. 전범 국가인 이스라엘에 대한 감시, 비난, 제재, 압박이 더욱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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