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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힘 빠졌나…이란전·경선개입 등 '트럼프 무리수' 속 공화당 이탈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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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힘 빠졌나…이란전·경선개입 등 '트럼프 무리수' 속 공화당 이탈 가시화

공화당, 이란 종전 결의안 상정 못 막고 하원선 표결 전격 취소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 통과가 확실시되자 21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됐던 표결을 전격 취소했다. 이번 주 상원에서 유사한 결의안이 공화당 이탈표로 본회의 상정이 결정된 데 이어 이란 전쟁에 대한 공화당의 지지 약화가 가시화된 것이다. 이른바 '무기화' 기금 및 현직 의원을 낙선시킨 공화당 경선 개입 등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수로 선거를 앞둔 공화당의 충성 기조가 옅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AP>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은 하원 공화당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취소로 이날 예정됐던 전쟁 권한 결의안 표결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해당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 전쟁을 계속하지 못하도록 한다. 하원의 메모리얼데이(현충일) 휴회로 표결은 6월로 미뤄지게 됐다.

공화당 지도부가 당내 이탈표로 인해 해당 결의안을 부결시킬 수 없다고 보고 표결을 취소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1973년 전쟁권한법에 따라 이란 군사 작전에 대한 의회 승인 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법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는 군사 작전을 60일 넘게 벌일 수 없게 한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대이란 군사 작전은 이미 60일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공화당 하원의원은 당 지도부의 표결 취소는 "아마도 (부결시킬) 표가 부족해서 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결을 연기해도 "그들은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결의안이 결국 다음 표결 땐 "통과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피츠패트릭 의원은 지난주 유사한 결의안에 대해 민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민주당과 5석 차이로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은 하원에서 수차례 부결됐지만 그 격차는 점점 좁혀져 지난주엔 찬반 동수로 부결됐고 이번 표결에선 가결이 유력시 됐다.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공동성명을 내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될 예정"이었던 결의안에 대한 공화당 지도부의 표결 취소 결정이 "비겁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꼭두각시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선거를 치를) 11월에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틀 전 상원에선 유사한 별도의 결의안이 공화당 의원들 이탈로 본회의 상정이 결정되기도 했다. 19일 공화당 다수 상원의 절차 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 전쟁을 지속할 수 없도록 하는 결의안 본회의 상정이 찬성 50표, 반대 47표로 가결됐다.

공화당에서 랜드 폴,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에 더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 후보를 지지해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경선에서 밀려난 빌 캐시디 상원의원이 입장을 바꿔 찬성표를 던졌다. 캐시디 의원은 2021년 1월6일 미 의회의사당 폭동 뒤 의회 트럼프 탄핵 심판에서 찬성표를 던지며 미운털이 박혔다.

의사당 폭동 가담자에 보상금? '무기화 기금'도 당내 반발 직면

이란 전쟁 외의 사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불화가 감지된다. <AP>,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을 보면 21일 상원 공화당은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사법) 무기화 방지 기금'에 대한 당내 반발 여파로 이번 주 실시하려던 이민 단속 지원 예산안 표결을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예산안의 6월1일 전 처리를 당부한 바 있지만, 메모리얼데이 휴회 일정으로 인해 표결이 결국 이 시한을 넘기게 됐다.

지난 18일 미 법무부가 조성을 밝힌 약 18억달러(약 2조 7300억원) 규모 '무기화' 기금은 정부에 의해 부당한 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보상 기금으로, 의사당 폭동 가담자들 또한 이를 수령할 가능성이 있어 크게 비판 받고 있다.

<로이터>를 보면 의사당 폭동을 주도해 22년을 선고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사면된 극우 단체 프라우드보이스 수장 엔리케 타리오는 200만~500만달러(30억~76억원)를 보상금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납세 기록 유출에 대해 국세청(IRS)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는 합의를 통해 설립됐다. <워싱턴포스트>(WP)를 보면 관련해 미 책임윤리시민연합(CREW)의 도널드 K 셔먼 회장은 이를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부패 행위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 자격으로 국세청을 고소했더라도, 이 소송 합의에 나선 국세청 및 재무부 공무원들은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하는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의사당 폭동 가담자의 기금 수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가운데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 기금 배분 안전 장치 마련을 위해 예산 조정안에 관련 조항 추가를 논의했지만 의견 수렴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국가 최고 법집행자가 경찰관을 폭행한 사람들에 비자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건가? 이는 완전히 바보 같고 도덕적으로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21일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이 상원 공화당 의원들과 면담했지만 표결 연기를 막는 덴 실패했다.

이날 표결 연기를 밝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존 튠은 "여기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분위기와 분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 개입해 현직 의원들이 낙선 등 위기에 처한 데 대한 당내 불만 등이 이번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예산안과 전쟁 권한 결의안 모두에서 드러난 후퇴는 트럼프 2기 임기 대부분을 무조건 그를 따르며 보낸 공화당 의원들의 태도 전환을 반영한다"며 "강력한 선거 역풍에 직면한 재선이 불안한 의원들은 인기 없는 전쟁이나 대통령의 개인적 우선순위에 대해 해명해야 할 상황을 피하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무 "이란 합의 긍정적 신호"…로이터 "이란 최고지도자, 고농축 우라늄 반출 금지"

한편 21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취재진에 이란 휴전 관련 "긍정적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파키스탄인들이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니 진전이 있길 바란다"며 "몇몇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지나치게 낙관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다만 이란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한 21일 <로이터> 보도를 보면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금지해 이란 입장은 여전히 강경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최고지도자 지시와 지도부 내 합의는 고농축 우라늄이 나라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란 고위 당국자들이 우라늄 반출이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나라를 더 취약하게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린 그걸 얻을 거다. 우린 그게 필요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고 아마 얻은 뒤 파괴하겠지만 그들이 가지는 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존 튠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미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집무실로 향하며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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