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6.3 지방선거를 회고하며 장동혁 대표 책임론을 부각했다. 장 대표가 병원에 입원한 사이 국회에서 '보수 가치의 회복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오 시장은 "싸움꾼 이미지"를 언급, 장 대표의 역할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부정선거', '전면 재선거' 등 장 대표가 쓰는 "극단적 용어"도 에둘러 질타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옛 친윤석열계가 주축인 국민의힘 공부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약 1시간에 걸쳐 강연을 진행했다. 현장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모임의 회장인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정점식 원내대표,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구자근·김석기·윤한홍·이만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소장파 권영진 의원, 오 시장과 가까운 조은희 의원, 친한동훈계 김예지·한지아·유용원 의원 등도 참석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재보궐선거로 원내에 입성해 모임에 합류한 유의동·김태규 의원 등도 자리했다. 이 모임에 소속된 나경원 의원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불참했다.
김기현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국민이 위대한 집단지성을 보여줬다"며 "오케스트라로 치면 지휘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데, 지휘자가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진 하모니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해 냈다"고 특히 오 시장의 당선을 높이 평가했다. 통상 공직선거의 지휘자는 당 지도부, 당 대표를 일컫는다.
정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정치권 전반에 깊은 성찰과 쇄신을 엄중히 요구한 선거 결과였다"며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중 '정치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오 시장은 "당 대표가 별도로 없는 미국의 원내 정당" 사례를 거론하며 자신이 초선 국회의원 시절 '중앙당 제도 폐지'를 추진했다고 상기했다.
그는 "모든 사회 현상에 당 대표가 관여해서 정쟁이 일상화돼 있다"며 "정치하면 '싸움꾼'으로 이미지가 각인된 현상을 개선하려면 굳이 당 대표가 필요한가. 원내대표로 충분히 당이 운영된다"고 했다. 이어 "(당 대표를)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면 원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갈등이 최소화된다고 지금도 생각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장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이어졌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박수영 의원이 '박형준 전 부산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왜 졌을까'라고 묻자, 오 시장은 "굳이 이 자리에서 제 입을 통해 말하기엔 너무 상처에 소금 뿌리는 일이 될 거 같다"면서도 자신이 장 대표의 '윤어게인'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서울시장 선거 후보 등록을 몇 차례 미룬 점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박형준 선배에게 함께 (후보 등록을 보류) 하는 게 좋을 거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지만, '서울은 서울대로 사정이 다르고, 부산은 부산대로 다르다' 그 한마디를 듣고 제가 그다음부터는 제안하지 않았다. 그때 저와 함께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본투표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선거 결과가 저에게 유리하게 나오기 전에도 개표 중지만 얘기했지 재선거는 얘기하지 않았다"며 "그때 판단을 조금 잘못했으면 좀 더 과격한 입장이 나갈 뻔했다"고 짚었다. 오 시장은 장 대표의 '전면 재선거' 주장을 줄곧 비판해 왔다.
그러면서 "일관성 있는 절제된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시민이 안도하고 지지하지 않았을까"라며 자신의 대응 방식에 대해 자평했다. 또 "야당이 필요 이상으로 불필요하게 의지를 표명한다거나, 극단적인 용어를 쓰며 비판할 이유가 굳이 있을까"라며 "어떤 때는 잘 싸우는 사람이 속 시원하고 예쁘고 고맙고 '리더'다 싶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거에서 이겨주는 놈이 효자"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정 원내대표가 장 대표 거취 문제에 있어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되 질질 끌지 않겠다'는 기조인 것에 동의를 표했다. 오 시장은 "피 흘리는 사람 없이, 마음속 상처 입는 숫자를 최소화하며 해법을 낼 수 있다면 그게 좋다"며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만큼은 원내에서 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말은 아꼈다. 다만 "중진 의원들이 이제야말로 조금 역할을 무게감과 책임감 있게 해줘야 하는 시기"라고 요청했다.
한편 오 시장은 세미나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선거 승리가 장 대표 체제 유지에 동력이 된다는 분석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웃음을 터뜨리며 "글쎄요. 그건 해석의 영역인데, 결과는 좀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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