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부적절한 농담 소재로 활용해 설화에 휩싸인 가운데, 5일 당권파를 중심으로 서 의원에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 의원은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비당권파 인사인데, 권영진·조경태·진종오 의원에 이어 중앙윤리위원회의 네 번째 징계 표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서 의원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와 함께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안 문제를 짚기 위해 마련한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제의 발언은 김 씨가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 나왔는데, 서 의원은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진종오 의원에게 "돌려차기 한 번 하죠"라며 농담조로 말했다. 사격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진 의원은 "저는 발보다 손을 잘 쓴다"고 웃으며 받아쳤다.
'돌려차기'는 가해자 이현우가 김 씨를 공격한 범행 수법이다. 김 씨는 사건 당시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의 강한 돌려차기에 의식을 잃었다. 무차별 폭행에 성범죄까지 이어졌다. 간담회 현장에는 친한계 의원이 다수 참석했는데, 두 의원의 대화에 문제를 제기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박충권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서 의원과 진 의원의 발언에 관해 "굉장히 부적절했다"며 "전대미문의 악법이 통과되는 상황에 투쟁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토론회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무조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 공분을 살 수 있는 충분한 이유"라며 서 의원에게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선 "당내에서 아직 제재나 그에 대한 징벌에 대해 논의한 바는 없다"면서도 "외부에서 시민단체가 윤리위에 제소할 경우, 그에 대해서는 윤리위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실제로 우파 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오는 6일 서 의원 징계 요청서를 당 윤리위에 접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에는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 대한 불만으로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권영진 의원에 대한 징계 요청서를 윤리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당내 친한계·소장파 의원들을 표적으로 '정계 퇴출 촉구' 시위를 벌이는 등 활동을 해왔다.
장동혁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서 의원을 공개 비판하며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무소속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벌어진 특정 계파의 막말 준동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가벼운 농담거리쯤으로 치부하는 공감 능력 결여와 경솔함. 그것이야말로 국민이 정치인을 향해 돌려차기를 날리고 싶은 이유"라고 했다. 다만 김 대변인 글 역시 '돌려차기' 범죄수법을 또다시 정치적 비난의 수단으로 소비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대표도 직접 나섰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 중 관련 질문을 받고 서 의원을 겨냥해 "실수로라도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이런 것들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장 대표는 "당 대표로서 피해자분과 국민에게 사죄의 말을 드린다"며 "징계요청서 접수를 따지기 전에, 당 차원에서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엄포했다.
현재 윤리위는 권·조·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한 상태다. 각각 다른 사유로 윤리위에 제소됐지만, 세 의원 모두 장 대표의 거취를 압박하고, 현 지도부 체제를 비판해 온 비당권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고위는 최근 공석이 된 윤리위원을 당권파 의견을 수용해 충원했고, 세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 의원 역시 네 번째 징계 논의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서 의원과 진 의원은 전날 논란이 불거진 뒤, 실언을 인정하며 각각 사과 입장문을 냈다. 서 의원은 "피해자와 가족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고, 진 의원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날 김 씨와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피해자께서는 보완수사권 문제를 국민께 제대로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그 말씀 앞에서 저는 더 무거운 책임을 느꼈다"고 추가 입장문을 냈다.
한편 김 씨는 범죄 피해자의 시각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로 우려되는 문제점을 짚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것을 비판한 간담회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행사 자체를 조명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나는 괜찮으니 간담회 내용에 집중해 달라"는 것이다. 행사에서 빗겨난 논란으로 어렵게 마련된 '피해자가 목소리를 낸 토론회' 본질과 제도 개선 논의가 뒤로 밀려나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김 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자꾸 정쟁으로 가고 있다. 굳이 이럴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당사자인 제가 괜찮다고 하는데, 왜 이러나 싶다"며 서 의원 징계 여부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금 쟁점은 그게 아니다"라며 "(범죄) 피해자를 보호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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