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하는사람법의 연내 입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적용 당사자인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반발했다. 이들은 별도 법제를 만들어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규율하면, 사실상 '2등 노동자'를 제도화하는 격이 된다며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통한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을 요구했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등 단체들은 5일 서울 서대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밖 노동자에 대해 "일하는사람기본법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대리운전기사, 학습지교사, 공연예술인, 영화인, 작가와 이들이 속한 노조도 함께했다.
이들이 목소리를 낸 것은 전날 고용노동부가 일하는사람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 입법, 노동복지회의소 설치 등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하는사람기본법은 근로기준법 밖 노동자를 별도 법으로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법안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성희롱이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담았으나, 사업주 강제수단이 없어 선언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근로자 추정제는 임금체불 등 사건이 발생해 노동자성에 대한 분쟁이 있을 경우 노동청 등에 진정을 제기한 노무제공자를 우선 노동자로 추정하고,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을 부과하는 제도다.
노동복지회의소는 근로기준법 밖 노동자의 권익 보호, 복지 지원을 위한 공제회 성격의 기구다.
노동계는 세 방안에 대해 실효성이 의심되고, 분쟁상황 등 특수상황에 대한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통한 근본적인 보호 방안 마련을 요구해 왔다.
장종수 온라인노조 사무처장은 "정부는 모든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하는사람기본법을 만든다고 한다"며 "그런데 이 법은 근로기준법 배제법, 2등, 3등 노동자 확정법"이라고 비판했다.
안명희 문화예술노동연대 정책위원장는 예술 노동자들이 예술인권리보장법을 통해 노동조건을 보호받지만 "임금체불 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한 소송에 들어가야 한다"며 일하는사람기본법을 만들면 비슷한 일이 더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이라 지적했다.
김기영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장은 "이미 판례 등을 통해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드라마 스태프가 있지만, 노동문제를 고발하면 그때마아 '드라마 현장이 다 달라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플랫폼·프리랜서 등 노동자에 대한 근기법 확대 적용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라 강조했다.
회견에 참가한 단체들은 다음달 5일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요구하는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고 직접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김수억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는 "한국사회에서 근로기준법 확대적용보다 시급한 문제는 없다"며 "더 이상 이재명 정부의 노동존중에 속지 않겠다. 비정규직 확대 적용 등을 요구하며 정부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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