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퇴 이후 10년 만에 지명된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8일 국회에서 열렸다.
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아들 이동호 씨와 중국 국적 코인업자의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사실관계를 모르는 상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감찰"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원칙대로, 만약에 (특별감찰관이) 된다면 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주 의원 말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며 "한 번 확인해 보겠다"고도 했다.
최 후보자는 이후 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이 의혹과 관련해 '임명되시면 감찰에 착수하실 예정인가'라는 취지로 묻자 "감찰 착수는 여러 가지 자료에 신빙성이 있고 상관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제가 이걸 오늘 처음 봤는데 이걸 어떻게 착수를…(결정하겠나)"라고 했다. 그는 "더 알아보고 착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신분 이전의 일인지 이후의 일인지도 불명확하다. (취임) 이전의 일이면 감찰 대상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의 인사 관여 의혹에 대한 감찰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특별감찰관법에는 수석비서관 이상을 감찰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주 의원이 "김현지를 성역으로 두면 안 된다", "인사수석비서관은 감찰 대상이 되는 것이고 그 인사수석 업무에 관여한 의혹이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관련된 사람들은 다 감찰 대상 아니냐"고 따지자, 최 후보자는 "성역이 아니다", "문제가 되면 당연히 조사 대상이고 제3자, 관계자도 물론 조사를 할 수 있다"면서도 "(법리) 검토를 좀 해야 한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거듭된 야당의 김 부속실장 조사 요구에 대해 "특별감찰관법 제정 단계에서 국회의원·국정원장 등을 전부 대상으로 하는 안, 친인척만 해야 한다는 안 등이 있다가 합의 하에 '수석비서관 이상'으로 정해진 것으로 안다"며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감찰 대상을)확대하자'는 개정안을 냈는데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걸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특별감찰관한테 하라는 건…(부적절하다)"고 항변성 답변을 하기도 했다.
주 의원이 "대통령의 가족이 개인적으로 골프를 칠 때 군인들 체력단련을 위해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태릉CC를 이용할 수 있나, 없나"라며 "개인 모임에 특활비나 업무추진비를 사용해도 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겠다"며 "골프를 쳤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제가 확인은 못 해봤다"고 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김용범 전 정책실장 아들이 미래애셋 매니저로 근무를 하고 있고, 미래애셋 회장에게 서울시내 최고급 호텔의 프라이빗 바에서 1000만 원 이상 되는 향응을 접대받은 적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김 전 실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고치고 나갔지 않나. 직전 정책실장의 정책적인 비위에 대해 감찰할 수 없느냐"고 했다.
최 후보자는 "정책적 비위는 그게 징계 대상이 되는지…(모르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최 후보자는 이와 관련 "(감찰 대상으로는) 범죄나 비위가 있는 것이고, 정책 부분에 대해서는 당부당이 있을 뿐이지 적법 부적법의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역대 정부 중에서 가장 정치적 개입을 많이 하는 정부"라고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고는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명픽'이라는 후보들이 있었다. 대통령이 당무 개입을 하는 것이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좀 없도록 감찰관께서 예방활동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고 촉구했다.
최 후보자는 "말씀하신 취지는 동감하지만 대통령 본인은 감찰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여당은 이같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특별감찰관은 전직 대통령의 수석들 비리도 수사할 수 있지 않나"(박지원 의원)라고 맞불을 놨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권은 내란 정권이다. 나쁜 사람들"이라며 "지금 내란재판부에서 심리를 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즉답은 드리기 어렵고 검토 중"이라며 "그건 법리검토를 좀 더 해봐야겠다"고 했다.
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지난 정부는 특별감찰관을 고의로 임명하지 않았고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았음에도 전혀 내부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윤석열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김 의원은 또 "지난 정부는 민정수석을 뽑지 않고 법률비서관 등 다른 비서관을 통해서 민정수석 일을 진행했다. 그 당사자가 주진우 의원"이라며 "서해피격 사건 NSC 결론을 뒤집는 자리에서도 법률비서관이 법률적 분석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관련된 혐의점이 있다면 감찰을 진행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 후보자는 "법리 검토를 해 봐야 할 것"이라고만 했다.
곽규택 의원은 이에 "민주당 의원님들은 특별감찰관보고 자꾸 과거 정부, 과거 대통령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라고 하)는데, 특별감찰관은 현 대통령의 친인척 그리고 현 청와대의 수석비서관 이상에 대해서 감찰하도록 돼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최 후보자는 자신에 대해 제기된 도덕성 검증성 의혹에 대해서는 이날 청문회에서 적극 소명했다.
변호사로서 사건수임 과정에 브로커를 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브로커인지도 아닌지도 몰랐고, 상담 당사자가 브로커냐 아니냐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은 변호사 업계를 잘 모르고 하시는 말씀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배우자와 장녀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나중에 들었기는 했는데, 그것도 국민 눈높이에 비춰볼 때 잘못한 것은 맞기 때문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연말정산 부정공제 의혹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런 공제 사항이 있는지도 몰랐다. 간소화 자료를 눌러서 (제출)한 것"이라면서도 "그것도 제가 결국 서명을 해서 낸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날 청문회는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오후 4시40분경 일찌감치 종료됐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저희 법사위에서 이렇게 일찍 끝나는 인사청문회는 없었는데…"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야당에서도 "오늘 분위기 좋네요"(김태규 의원)라는 반응이 나왔고, 박지원·윤상현 의원 등 여야 중진들은 후보자에게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노파심에 질의를 하나 더 드린다"며 "(특별감찰관 퇴임 후) 임명직에는 갈 수 없지만 선출직으로는 갈 수 있다. 그래서 특별감찰관 임기 이후에 선출직으로 갈 생각 혹은 계획 같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최 후보자는 김 의원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없다"고 즉답하며 "저는 대문자 'I'"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저희 여기 I 많이 있다"며 "직무 자체가 예민하고 언론의 집중을 받을 수 있는 직무이다 보니 그 기회를 가지고 '내가 선출직으로 나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욕심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에둘러 경고했다.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불발됐다. 서 위원장은 "보고서 채택 건 심사를 제안했으나 '채택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야당 간사 의견이 있었다"며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간사 간에 심사 일정을 다시 협의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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