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6년 03월 21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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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물고 태어나, 그 수저를 꺾어버린 로버트 스마이스
[인물로 본 세계사] 귀족 작위를 내던진 그가 21세기 우리에게 묻는 것
1792년 11월 18일 밤, 혁명의 열기로 달궈진 파리의 한 선술집. 영국인 신사 한 명이 술잔을 높이 치켜들었다. 주변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선언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모든 세습작위와 봉건적 신분구별의 조속한 철폐를 위하여!" 이 발언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화자의 신분 때문이었다. 그는 다름 아닌 영국의 세습귀족, 제5대
김성수 <함석헌 평전> 저자
"노예제는 마음에 대한 억압" 350년전 아일랜드 목수가 세상에 던진 말
[인물로 본 세계사] 망치질로 세상을 바꾼 윌리엄 에드먼슨
어느 시대나 '시대를 앞서간 사람'은 욕을 먹는다. 칭찬은 죽고 나서야 온다. 윌리엄 에드먼슨(William Edmundson, 1627~1712)도 그랬다. 살아서는 감옥을 밥 먹듯 드나들고, 총독에게 욕을 먹고, 심지어 청교도 신학자 로저 윌리엄스(1603~1683)에게 "무지와 무례함의 덩어리"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지금 역사는 그를 달리 부른다.
권력의 침대 아래서 진실을 꺼낸 여자, 버지니아 주프레
[인물로 본 세계사] 왕자는 땀을 흘리지 않았고, 소녀는 평생 흘렸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용기가 있다. 총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용기와, 총을 든 자가 대통령이고 왕자이고 억만장자일 때도 "당신이 나쁜 짓을 했다"고 소리치는 용기. 버지니아 주프레(Virginia Giuffre, 1983~2025)는 두 번째 종류의 용기를 택했다. 그리고 세상은 그 대가로 그녀를 끝까지 혹독하게 대우했다. 과일 쟁반처럼 돌려진 소녀 주프
독재에 맞선 용기와 조롱의 힘, 알렉세이 나발니
[인물론 본 세계사] 법전을 든 싸움꾼, 누리망의 선동가
2024년 2월 16일, 알렉세이 나발니(1976-2024)는 북극권의 한 수용소에서 4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공식 사인은 '심장 부정맥'이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크렘린궁 안에서도 손에 꼽을 것이다. 그의 아내 율리아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남편이 아플 때 의무실이 아니라 독방으로 보내졌다고. 푸틴이 직접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잡초에 주목한 괴짜 식물학자 "칭찬만으론 배가 고픕니다"
[인물로 본 세계사] 실패를 딛고 실리를 챙긴 윌리엄 커티스의 위대한 유산
마구간지기에게 배운 식물학, 주류학계에 던진 출사표 1746년 1월 11일, 영국 햄프셔의 작은 마을 알톤에서 태어난 윌리엄 커티스(William Curtis, 1746-1799)의 출발은 초라했다. 14살에 할아버지 밑에서 약재상 수습을 시작한 이 소년은 처방전보다 약초 자체의 생명력에 매료되었다. 전해지는 일화에 따르면, 그는 정식 학자가 아닌 마구간
교수대에 두 번 선 여자, 메리 다이어 이야기
[인물로 본 세계사] 죽음을 예약하고 다시 온 사람이 던진 질문
1659년 어느 가을날, 미국 보스턴 광장 교수대 위에서 여자 한 명이 이미 목에 밧줄을 감은 채 서 있었다. 메리 다이어(Mary Dyer, 1611–1660)는 청교도가 지배하던 매사추세츠 만 식민지에서 퀘이커교도 금지법을 반복적으로 어긴 죄로 처형당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막바지에 사면령이 내려졌다. 보통 사람 같으면 "아이고 살았네"
'한국의 간디' 함석헌을 회상하며: 낡은 철길을 벗어나 '씨알'의 바다로
[기고] 철도공무원의 삶을 던지게 한 스승의 죽음…우리가 잃어버린 '저항하는 영성'을 찾아서
새벽의 비보, 궤도를 이탈하다 1989년 2월 4일 새벽 5시 40분. 겨울의 끝자락, 차가운 정적을 깨고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 박 선생님이 전한 말은 짧고 무거웠다. "함석헌 선생님께서 운명하셨습니다." 비보를 듣자마자 병원으로 내달렸다. 차갑게 식어가는 스승의 유해 앞에 섰을 때, 나는 마치 내 존재의 한 부분이 통째로 뜯겨 나가는 듯한 극
남자 이름으로 세상을 흔든 여자, 조지 엘리엇
[인물로 본 세계사] 1819년생 '조지'가 오늘날 한국에 던지는 질문
여자라서 남자 이름을 빌렸고, 사랑했다는 이유로 스캔들이 됐던 천재 작가의 삶 남자가 되어야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시대 1819년 11월 22일, 영국 워릭셔의 평범한 농장에서 태어난 메리 앤 에번스(Mary Ann Evans, 1819~1880)는 자기 이름으로 글을 쓸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기 이름으로 쓰면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일곱 살 아이의 질문 하나가 3000명의 운명을 바꿨다
[인물로 본 세계사] 지하철도 대통령의 반전 있는 삶, 레비 코핀 이야기
쇠사슬을 본 소년 1805년 어느 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농장에서 7살 소년이 아버지와 밭일을 하고 있었다. 그때 길 위로 쇠사슬에 묶인 사람들이 지나갔다. 노예들이었다. 소년은 물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은 왜 묶여 있어요?" 이 질문 하나가 한 남자의 평생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 평생이 3천 명의 운명을 바꿨다. 그 소년이 바로 레비 코핀(
제임스 와트가 주전자 보고 깨달음 얻었다? 거짓말이다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증기기관 고쳐서 세상 뒤집은 스코틀랜드 수리공 이야기
악기 수리공에서 세계사 바꾼 남자 제임스 와트(James Watt, 1736~1819)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 전력 단위 그거?" 하고 넘어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양반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말 타고 출근하고, 공장 대신 집에서 물레 돌리며 실 뽑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와트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으로, 처음엔 대학에서 과학기구나 고치는 '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