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내년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살림을 하다보니 해야 될 일은 많은데 쓸 돈은 없고, 참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재정이 해줘야 되는데 조세 세입도 줄어들고 경제 성장도 악화되면서 국가재정 여력이 매우 취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농사로 따지면 봄에 뿌릴 씨앗이 필요한데, 국가재정이 그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국가재정이 너무 취약해져서 뿌릴 씨앗조차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밭은 많이 마련돼 있는데 뿌릴 씨앗이 없어서 밭을 묵힐 생각을 하니까 참 답답하다"며 "씨앗을 옆집에서 좀 빌려오려고 하니 '왜 빌려오냐, 있는 살림으로 살아야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지금 한 됫박 빌려다가 씨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 수확할 수 있으면 당연히 빌려다가 씨를 뿌려야 되는 것 아니냐"며 "무조건 '빌리지 말라, 있는 돈으로 살라'고 하면 농사를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확장재정 기조를 제약하는 '재정 건전성' 압박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한 발언이다. 아울러 지출 구조조정이나 증세를 통한 세수 확대를 넘어 추가적 국채 발행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적자 국채 발행 등으로 올해 말 국가 채무는 13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보다 3%포인트 증가한 49%가 예상된다. 부채 비율이 주요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적자성 채무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하고자 하는 진짜 성장, 민생 회복을 위해서 현재 예산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잘 살펴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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