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저를 최악이라고 표현한 분과 어떤 통합을 하고, 어떤 정치를 함께할 수 있겠느냐"(지난 5일 <연합뉴스> 인터뷰)고 하는 등,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인사들이 강성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토 정서가 강한 한 전 대표에 대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한계와의) 당내 통합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조금 구분했으면 좋겠다. 한동훈 대표와 소위 친한계라고 하는 분들은 또 다를 수가 있다"고 했다.
신 최고위원은 "한동훈계 의원이나 한동훈계 지지자들이 필요한 건전한 비판의 수위를 넘어가는 부분이 저는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에서 이제는 엄정한 잣대를 필요할 때는…(대야 한다)"이라고 했다.
신 최고위원은 "당론을 어기는 것을 거의 훈장처럼 생각한다든지 하는 부분은 특정 계파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당인으로서의 자세의 문제니까 분명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며 "과거의 일이라도 잘못된 부분은 정리하고 가야 된다"고 했다.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언급한) 국민의힘 패널인증제라는 것을 도입해서, 국민 여러분께서 '저 분의 말씀이 국민의힘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구나' 이런 걸 좀 신뢰성 있게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만들어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친한계·소장파 정치인들이 방송 패널로 나가 당을 비판하는 것이 국민의힘 당론이나 다수 입장으로 오도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이지만, 역으로 '인증'을 받지 못한 이들의 언로를 막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저희 당 이름으로 저희 당 소속 인사가 방송에 나가서 저희 당의 당론과 배치되거나 저희 당 인사를 공격하는 일들이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까 국민 여러분께서 들으실 때 '저 사람은 국민의힘 인사인데 왜 민주당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지?', '왜 민주당을 도와주는 이야기를 하지?' 이런 분노·불만들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 전통적 국민의힘 지지자들께서는 '저런 사람을 왜 국민의힘 이름을 달고 방송에 내보내냐'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 내부의 비판을 '민주당 입장', '민주당 도와주는 이야기'로 표현한 셈이다.
박 대변인은 "저희가 그 분들이 (방송에) 나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으니 앞으로 국민의힘 입장을 국민의힘 시각에서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패널 인증'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한계에서는 이같은 당 지도부 분위기에 대해 우려가 나왔다. 친한계 박정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에 기대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박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내내 장동혁 대표는 '강한 대여 투쟁'을 주장하고 심지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얘기까지 했다"며 "열정인지 분노인지 그 에너지로 대표가 됐기 때문에, 그 열정이나 분노가 표출될 대상이 필요하니 전략적으로 대여 투쟁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강성 지지층들의 시각을 약간 돌리거나 아니면 '지금은 여기다'라고 얘기하기 위해 한동훈 전 대표를 지칭해서 그렇게 강하게 강한 어조로 얘기했던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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