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이주민을 사적으로 체포하고 폭행까지 한 박진재 자국민보호연대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진재 대표는 강성 우파 진영에 속하는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 소속으로 대구 북구갑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전국이주노동인권단체 일동은 11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종혐오와 차별은 중대 범죄"라며 "누구도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이주민을 사적으로 폭행하고 체포하고 감금할 권리는 없다"고 박진재 대표의 실형 선고를 환영했다.
이날 대법원은 박진재 대표에 대한 상고심을 열고 1년 2개월 징역형인 원심을 확정했다.
박진재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올린 다수 영상을 보면, 박 대표는 단체 회원들과 함께 외국인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고, 뒤에서 사로잡고, 멱살을 잡고, 목, 어깨, 명치 등을 누르기도 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제압해 경찰에 넘겼는데, 출동한 경찰이 "확인해 달라고 했으면 확인만 해야지. 왜 붙들고 있어! 외국인은 인권이 없어요? 당신이 무슨 권한으로 붙들었어?"라고 하자 박 대표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영상도 남아있다.
전국이주노동인권단체들은 "박진재는 2018년부터 홈페이지 '자국민보호연대'를 운영하면서 미등록이주민 단속을 위해 현장대응팀, 조사팀을 각각 구성하고 제보를 받으며 틱톡, 유튜브, 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통해 이주민을 체포, 구금, 폭행하는 영상을 수백 개를 올려 왔다"며 "또한,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 미등록이주민을 제보받아 자기들이 단속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는 단순히 체류 기간을 넘겼을 뿐인 미등록이주민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혐오를 조장하고 미등록이주민들을 민간인들이 폭행, 체포, 감금하며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를 돈벌이로 활용한 것"이라며 "이는 민간인이 경찰력을 행사하는 사적인 제재이며 법 제도를 잘 모르고 불안감에 시달리는 미등록이주민의 취약성을 노린 비인도적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많은 미등록이주민이 이들 집단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며 "이들은 전국 각지를 돌며 이주민들의 모임 장소를 몽둥이를 들고 급습하거나 무작위로 신분증을 검사하고 양팔을 잡아 억류하고 짓누르고 움직이지 못하게 감금하고 사는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출입을 막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반인권 폭력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렇기에 "1년 2개월 실형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죄질보다 미약한 처벌"이라며 "민간인이 사적 체포를 자행하고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자국민보호연대와 같은 단체가 더는 이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벌하고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인종혐오와 차별은 중대 범죄"라며 "누구도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이주민을 사적으로 폭행하고 체포하고 감금할 권리는 없다. 21세기에 나치, KKK단과 같은 이들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바다 건너 미국에서 한국 노동자들이 이민 당국에 단속당해 쇠사슬과 수갑, 족쇄가 채워져 줄줄이 연행된 것에 분노하듯이 국내에서 미등록이주민들에게 행해지는 폭력과 차별에 분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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