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사교육비 지출이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서울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고물가 시대에 집값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가 좀처럼 줄이지 않는 사교육비 씀씀이까지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전년 동분기 대비 0.7% 줄어든 4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학원 교육비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인 2020년 4분기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이다. 사교육비 지출은 2020년 1~4분기까지 연속 감소한 이후 18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올 3분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중산층이 사교육비 지출을 크게 줄였다. 3분기 월평균 소득 700만 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의 학생 학원교육비 감소율은 2.9%였으나, 월 소득 300~400만 원대 가구의 감소율은 21.3%에 달했다.
극심한 입시 경쟁으로 인해 사교육비 지출을 좀처럼 줄이지 않는 한국 가계의 씀씀이 특성을 고려하면, 사교육비 지출을 줄였다는 건 가계 지출이 한계에 이르러 가장 마지막으로 줄여야 할 사교육비 지출에도 지갑을 닫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가계 소비 압박 상황은 지속하는 소득 양극화에 장기간 이어지는 물가 급등이 잡히지 않는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이날 한국부동산원 발표를 보면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올라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연간 상승률 3%를 넘었다. 서울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달 월세 상승률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연간 월세 상승률은 작년(2,86%)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7만6000원(보증금 1억9479만 원), 중위 월세는 122만 원(보증금 1억1000만 원)이었다.
집값의 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집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가계의 집값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원화 가치 하락세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소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가 학원비 지출마저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 상황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당정은 당초 올 연말 발표하기로 한 집값 대책인 주택공급 방안 발표 시기를 내년초로 미루기로 했다.
21일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가진 후 국회에서 연 브리핑에서 주택공급 방안 발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가 (내년) 1월 중으로 넘어갈 가능성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그 답변으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편 "10.15 대책 발표 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의 단기 과열 양상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그간의 공급 부진, 유동성 유입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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