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에서 현직 시장을 찬양하는 내용의 AI 제작 노래가 선거를 앞두고 확산돼 논란이 된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자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말 딥페이크 영상 등을 규제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신설된 이후, 해당 규정을 적용해 과태료를 부과한 전국 최초 사례다.
경북 안동시선거관리위원회는 AI를 이용해 지방자치단체장을 찬양하는 노래(이하 ‘찬양가’)를 제작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선거구민들에게 들려준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선관위는 찬양가를 제작한 A씨와, 해당 노래를 전달받아 단체 대화방 등에 유포한 B씨에 대해, 딥페이크 영상 등 사용 시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하는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각각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23년 12월 28일, 딥페이크 영상·음성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규정이 공직선거법에 신설된 이후 처음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다.
〈프레시안〉 취재(10월29일.보도)를 종합하면, 논란의 찬양가는 ‘시장님가 2’라는 제목으로,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8개월 앞둔 시점에 안동 지역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해당 노래에는 “아침 햇살 비추는 우리의 도시 안동, 희망의 길을 여는 따뜻한 손길”, “권기창 시장님, 우리 마음의 등불” 등의 가사가 담겨 있다. 곡 전체는 권기창 안동시장을 ‘희망의 리더’, ‘시민의 등불’로 묘사하며, 단순한 지역 홍보를 넘어 특정 인물을 과도하게 미화한 ‘개인 찬양가’에 가깝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작사·작곡자가 누구인지, 어떤 경로로 제작돼 SNS에 유포됐는지 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시민들의 의혹을 키웠다.
안동시 정상동에 거주하는 권모(65) 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공산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개인 찬양 노래가 선거를 앞두고 돌아다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반드시 제작 경위와 유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SNS에서도 “거의 신격화 수준이다”, “선거용 여론 조성 아니냐” 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선관위 관계자는 앞서 “SNS에서 단순히 공유되는 정도라면 선거법 적용이 어렵다”며 “확성기 사용이나 공공장소에서의 조직적 유포가 아니라면 문제 삼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번 사안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음성 콘텐츠임에도 ‘딥페이크 영상 등’에 대한 표시사항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중앙선관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2월 5일부터 ‘딥페이크 등 허위사실공표·비방 특별대응팀’을 운영 중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딥페이크 영상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은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위법 행위에 대해 더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안동 사례는 AI 기술이 선거 국면에서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 도입된 딥페이크 규제가 실제 집행 단계에 들어갔음을 알리는 중요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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