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군수면 모름지기 국회랑 정부 부처 쫓아댕기믄서 예산을 팍팍 끌어와야제. 평생을 영업맨으로 뛴 민주당 이남오가 딱 안맞겄소" (함평읍에 25년째 거주 중인 50대 남성)
"당 색깔이 뭣이 중허당가. 밑바닥서부터 굴러본 이윤행이가 시골 속사정은 젤로 잘 알제. 의장이고 군수고 다 해봐서 일머리가 뚫렸당께"(손불면 토박이로 축산업에 종사하는 60대 남성)
6·3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48회 함평군민의날 기념식이 열린 나비축제장은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4일 오전 9시 40분쯤 기념식장은 축제를 보러 온 주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때 맞춰 행사장을 찾은 군수 후보들은 안팎을 돌며 주민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고, 읍·면별로 자리를 잡은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선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민주당일까, 아니면 새롭게 혁신당?", "이상익 군수를 찍었던 표가 어디로 가겠느냐", "당보다 사람을 봐야 한다"는 말들이 오갔다. 후보들의 공약보다 먼저 입에 오른 것은 정당 구도와 인물에 대한 평가였다.
6·3 지방선거에서 함평군수 선거는 전남 지역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직인 이상익 군수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선거판이 크게 흔들렸고, 현직을 지지하던 표심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민주당에서는 이남오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초선 군의원으로 함평군의회 의장까지 오른 이 후보는 이번 경선 승리로 단숨에 함평 정치권의 중심에 섰다. 현직 군수를 꺾었다는 상징성에 민주당 후보라는 간판이 더해지면서 조직력을 앞세운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이윤행 조국혁신당 후보는 전직 군수 경험과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맞서고 있다. 이 후보는 과거 민주당 후보를 꺾고 함평군수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 일변도의 지역 정치에 견제 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행섭 후보는 전 전투비행장 투쟁본부 대표, 농민운동가 출신으로 민주당·혁신당 양강 구도 속에서 '젊은 정치' 이미지 앞세워 틈새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소속 정당과의 유기적 협력과 예산 확보 능력을 주요 지지 이유로 꼽았다.
기념식장에서 만난 김모씨(60대·학교면)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속에서 함평군이 소외되지 않고 자리매김하려면 현 정권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며 "그래야 예산도 잘 받아서 함평이 발전할 수 있지 않겠냐"고 은근 민주당 지지를 내비쳤다.
함평에 25년째 거주 중인 민주당 지지자 임모씨(50대·남)도 이남오 후보에 대해 "형체가 없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오랜 기간 전국 상위권 실적을 유지한 세일즈맨 출신"이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부처와 국회를 직접 찾아가 함평의 사정을 알리고 설득해 예산을 최대한 끌어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상대 후보를 향한 유권자들의 날 선 지적도 이어졌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조국혁신당 이윤행 후보가 과거 초래했던 행정 공백을 꼬집었다.
함평 읍내에서 만난 홍모씨(50대·여성)는 "이윤행 후보가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하면서 권한대행 체제로 군정이 운영되는 등 행정 혼란과 군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했다"며 "사면 이후 군민이 공감할 만한 충분한 자숙이나 봉사의 시간 없이 곧바로 선거에 나선 것은 다소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윤행 혁신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풍부한 행정 경험과 농촌 현실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꼽았다. 특정 정당의 간판보다는 실질적인 업무 능력이 검증된 인물이 함평 발전에 더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함평군 손불면에 거주하는 최모씨(60대·남성)는 "이윤행 후보는 화물차 운전부터 농사까지 다양한 생업을 직접 겪어봤기에 시골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며 "군의원과 군수를 두루 거치며 쌓은 경험이 있어 주변 이익 집단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행정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월야면 거주 지지자(60대·남성) 역시 "호남이라고 해서 중앙당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식의 선거는 지양해야 한다"며 "실물 경제를 직접 겪어보고 행정 경험까지 두루 갖춘 준비된 인물이 현재 함평에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윤행 후보 지지자들은 이남오 후보의 짧은 정치 경력과 급격한 체급 상향을 우려했다.
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함평군 해보면에 거주하는 택시운전사 이모씨(60대·남성)는 "초선 군의원으로 당선된 후 곧바로 의장을 거쳐 단기간에 군수 후보로 직행한 것은 다소 성급한 행보"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내실 있는 행정 경험을 쌓기보다 너무 급하게 선거에 나선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행섭 후보 측은 기존 지역 정치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함평군 대동면에 15년째 거주 중인 지지자 진모씨(50대·남성)는 "함평의 선거는 혈연이나 지연 등 이해관계 조직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짙은 것 같다"며 "이 후보는 이러한 지역색을 탈피해 소외된 사람들을 비롯한 모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후보들과 달리 겉핥기식 공약이 아니라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할 자신만의 정책 밑그림을 직접 그리는 후보이자, 현장에서 중·소농 중심의 농민 공동체를 몸소 실천하는 행동파"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지역 정가에서는 거대 양당 후보의 초접전 양상 속에서 이행섭 후보의 동향을 이번 선거의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프레시안>의 취재 결과 이행섭 후보는 완주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행섭 후보는 "거대 양당 세력 사이에 본질적인 가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지지하거나 뜻을 굽힐 이유가 없다"며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100%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프레시안 광주전남취재본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함평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6월 함평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이윤행 혁신당 후보 48.8%, 이남오 민주당 후보 41.6%로 조사됐다. 두 후보간 격차는 7.2%p였다.
이어 이행섭 무소속 후보는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기타 인물'은 2.9%, '없음'과 '잘 모름'은 각 1.8%, 2.5%였다.
이번 조사는 통신 3사로부터 제공받은 무선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8.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통계보정은 2026년 3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셀 가중값을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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