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익산시의회가 끝내 600여 중소 농가에 등을 돌렸다.
집행부의 '로컬푸드 직매장 관리위탁' 안건을 부결 처리해 익산시 어양점의 폐쇄가 불가피해져 애꿎은 농가들만 농산물을 납품할 곳을 잃는 등 엄동설한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는 5일 제275회 임시회를 열고 그동안 논란이 된 '익산시 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관리위탁 동의안' 심의와 관련해 무제한 토론까지 진행한 후 만장일치로 부결 처리했다.
로컬푸드 어양점은 10년 가량 운영해온 조합 측의 불법이 지난해 확인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익산시는 불법이 드러난 조합 측과 재계약 불가 방침을 밝히고 직접운영을 위해 올해 예산 6억6000만원을 의회에 상정했지만 이마저 의회가 전액 삭감해 파장을 키웠다.
익산시는 고육지책으로 출연기관인 '익산푸드통합지원센터'를 새로운 운영 주체로 하는 위탁 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했지만 이마저 이날 부결돼 어양점의 앞날은 불투명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익산시의회 상임위는 이날 "지난 10년간 조합 측이 운영을 잘 해왔다"며 "푸드통합지원센터에 위탁을 할 경우 익산시의 방침에 따라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시의회는 "집행부 차원에서 소통을 충분히 하지 않은 점도 있다"며 "익산시는 어양 직매장이 문을 닫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부결 처리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로컬푸드의 문을 닫는 최악은 피해야 한다"는 집행부의 노력을 뒤로 한 채 매번 "안 된다"며 막무가내식 반대로 일삼은 의회에 대한 비판은 갈수록 커가는 모습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의회가 불법을 저지른 조합과 재계약을 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일색의 의회가 독단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역 법조계와 행정 전문가들은 "로컬푸드를 운영할 수 있는 주체는 기존의 조합과 푸드통합지원센터 등 사실상 단 2곳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결국 이번 부결 처리는 기존 조합을 위한 일방적 조치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익산시는 청문 절차를 거쳐 올해 2월 4일 조합 측에 '위탁사무 공모 참여 제한'의 행정처분을 내린 상태여서 기존 조합에 다시 직매장 운영을 맡기게 된다면 스스로 행정처분을 무력화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담당 공무원의 배임이나 직무유기 등의 사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역 농업계에서는 "로컬푸드의 문을 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시의회가 정작 안건 처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며 "선거를 앞두고 일부 농민 표만 의식한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닌지 개탄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직 공무원 K씨는 "시의회 일각에서 '부결 처리하면 집행부에서 알아서 기존 위탁 주체인 조합과 재계약을 맺고 운영을 하겠지'라는 멋대로 판단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위탁 동의안을 부결해 놓고 직영점 문을 닫지 말라는 것은 행정에게 불법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리고 분개했다.
600여 중소 농가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극도의 혼란과 불안에 빠졌다.
어양점이 다음달 1일부터 문을 닫을 경우 농산물을 납품할 곳을 잃어 경제적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50대의 한 농가는 "직영점 문을 닫도록 부결 처리해 놓고 행정에 '문을 닫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말은 전형적인 언어도단이자 무책임한 권한 남용"이라며 "문제를 키운 의회가 농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