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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16세 선거권' 제안, 청소년은 어떻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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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16세 선거권' 제안, 청소년은 어떻게 볼까?

"환영하지만, 국민의힘은 자격 없어…정치교육 강화 함께 이뤄져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선거 연령 만 16세 하향' 의제와 관련, 청소년 기자·활동가들은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당연한 수순이나, 국민의힘은 그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1년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 될 때 가장 반대했던 정치세력인 데다, 일부 지역의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등 청소년 인권 '축소'에 앞장섰다는 이유다.

선거 연령 하향이 필요한 이유로 이들은 학교가 민주시민을 키워내는 정치교육의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또 자유롭고 투명한 논쟁이 극단적인 의견을 거르는 자정 효과를 낼 것이라고 짚었다. 이를 위해 '교실의 정치화'는 오히려 권장돼야 하며, 학교 현장에서 이를 수용할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선거 연령 16세 하향 환영…그런데 '학생인권 축소' 앞장 선 국민의힘이?"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장동혁 대표의 만 16세 선거권 추진을 환영한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자격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정당이 "그동안 청소년 정치적 기본권 확대에 대해 '청소년은 아직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반대해 왔고 지난해 12월엔 서울학생인권조례를 폐지했다"며 "이런 정당이 이제 와서 청소년 정치기본권 확대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서민준 정의당 청소년위원장은 6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지난 12월 서울시의회 앞에서 농성했다. 국민의힘이 주도해 폐지해 버린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며 "학생 인권을 이렇게 짓밟은 집단이, 청소년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선거할 자격이 없다고 오랫동안 적극 반대해 온 집단이 이제 와서 이러는 게 정말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서 위원장은 "2021년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됐을 때, 청소년들은 그전까지 10년 넘게 선거권을 보장받기 위해 싸웠는데 그때마다 번번이 가로막은 게 국민의힘 쪽이었다"며 "당시 선거법 개정안도 간신히, 어렵게 통과됐는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극렬히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수영 '청소년 인권 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장 대표의 제안에 대해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당 안팎으로 힘든 자신들의 상황에 '만 16세 선거권'이 도움될 것이란 정치적 계산이 깔린 제안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수영 활동가는 특히 장 대표가 연설에서 '교실의 정치화'를 언급한 부분이 "정말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교실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 "보수·진보 교원단체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을 법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영 활동가는 이에 "협의체 어디에도 청소년 당사자의 존재는 없다"며 "청소년이 극우화했다고 판단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선거 연령 하향을 꺼냈다는 게 대놓고 드러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수영 활동가는 "참정권은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다. 이를 잘 행사하려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 의제에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지 판단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한데, 이걸 '정치화'라고 반대하는 꼴"이라며 "오히려 교실은 '정치화'돼야 한다. 더 적극적인 정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단적 목소리 줄이기 위한 해법도 '더 많은 정치'

문성호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기자는 "만 16세 선거 연령 하향은 당연하고, 필요하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 16세는 소위 '미성숙'하거나 '멍청'하지 않다"며 "판단력을 나이만으로 구분할 거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으로 인한 탄핵을 반대했던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은 다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문 기자는 "오히려 순기능이 명확하다. 지방선거든 총선이든, (양대정당이) 청소년을 겨냥한 공약을 내는 걸 지금껏 본 적이 없는데, 선거 연령 하향이 되면 유권자 청소년을 의식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교육감 선거도 교육 정책과 무관한 4050 세대가 대부분 투표하는데, 청소년들이 투표하는 게 훨씬 의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극구 반대한 선거 연령 하향을 주장하는 걸 보면, 이번 지방선거가 얼마나 위기 상황이란 것인가"라며 "실제 학교 현장은 국민의힘 주장과 맞아 떨어진다. 최근 청소년의 우경화 현상과 관련해 인터뷰 취재를 했는데, 대다수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토끼풀>과 주간지 <시사인>은 공동 기획으로 수도권 소재 중·고교생 3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문 기자는 청소년 참정권 확대와 정치 활동의 활성화가 자정작용을 불러올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교실은 오히려 정치적 공간이 돼야 한다. 학생끼리 정치적 토론을 해야 하고, 선생님은 판단력을 기를 판을 깔아줘야 한다"며 "'나는 민주당 지지하는데, 너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해?' 이런 얘기가 자연스레 오고 가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이것도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칠게 말해서, 한 반에서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이 반이고 극우 콘텐츠를 돌려보는 게 반이라면, (정치를 쉬쉬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까지 극우화 영향을 받게 할 게 아니라 차라리 투명하게 말하게 해서 '이건 비상식이네', '저건 근거가 타당하지 않은데?'라고 생각하게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준비 안 된 학교

그러나 정작 학교 현장은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고 이들은 경고했다. 문 기자는 "학교는 '민원이 들어오고 난리 난다'며 정치 교육을 절대 안 하려고 한다"며 "가장 생생한 민주시민교육인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중계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학교 관리자가 각 교사에게 '알아서 하라. 나는 책임 안 진다' 이렇게 지시를 내리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학교 관리자, 교사들의 두려움을 깰 대안이 필요하다. 정치적 이야기가 학교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반감과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도현 진보당 청소년특별위원장도 "우리 사회 의제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관점을 가질 것인지 세계관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치활동은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학교 운영위에 참가해 목소리 낼 수 있게 하고, 학교의 수칙이나 규정을 학생, 교사, 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정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구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특별위원장은 교육계가 정치적 중립 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독일의 '보이스텔스바흐 합의'를 가능성의 한 사례로 언급했다. 독일 민주시민 교육의 가장 중요한 기본원칙으로 △교사는 자신의 의도를 피교육생에게 주입해선 안 되고 △사회 의제를 다룰 땐 다양한 쟁점을 반영해야 하며 △학습자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력을 기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이다.

선거 연령은 청소년 참정권의 일부일 뿐이기에 권리의 전반적인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민준 위원장은 "지금 청소년 참정권은 4분의 1짜리도 안 된다"며 "현행 16세로 정해진 정당 가입 연령 제한 조항이 삭제돼야 한다. 대부분 유럽 국가엔 없는 조항"이라고 밝혔다. 또 "만 18세 미만은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조항, 만 16~18세 청소년이 정당에 가입할 때 보호자(법정대리인) 확인서를 받아야 하는 조항도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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