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정청래 대표가 "더 이상 합당 논란으로 우리의 힘을 소비할 수 없다"고 '합당 논의 중단' 결론을 재강조했다. 합당 논의에 반발해온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송구하다"며 사과로 화답했다. 20여 일간 지속돼온 '합당 내홍'이 가까스로 봉합된 모양새다.
정 대표는 11일 오전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어제(10일) 저와 지도부는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 중단, 지선 후 통합 추진'을 천명했다"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이제 오직 지선 승리를 위해 우리의 큰 같음을 바탕으로 총 단결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본인이 주장해온 '전 당원 투표'와 관련해선 "전 당원 투표를 시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당의 주인이신 당원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더 이상 합당 논란으로 우리의 힘을 소비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 성공만을 생각하고 앞으로 지선 승리에 도움되는 일만 하자",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이제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선 승리에 올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대표의 발언 이후엔 그간 최고위 공개석상에서 정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온 친명(親이재명)계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도 나란히 '원팀' 메시지를 강조하며 화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 최고위원들이 당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다소 무리한 일방적인 의사 결정을 견제하려고 하다보니 강하게 주장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로 인해서 혹시라도 당원동지와 동료 의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렸다면 이 자리를 빌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를 표했다.
이 최고위원은 본인이 합당 반대 과정에서 '조국 대통령 만들기' 등의 언사로 조국혁신당 측과 갈등을 빚은 데 대해서도 "이번 과정에서 혁신당과 공방이 오간 점이 참으로 유감"이라며 "이견이 있었다고 해서 민주개혁진영의 동반자이자 우당으로서 관계까지 흔들릴 이유는 없다"고 했다.
황 최고위원도 "고뇌 끝에 결단을 내려주신 대표께 감사하다. 지혜를 모아주신 동료 의원들, 묵묵히 참고 기다려준 당원들께도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송구하고 감사하다"며 "더 성숙하고 화합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었을 텐데 지도부로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황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말씀대로 찬성도 애당심, 반대도 애당심에서 비롯된 의견이라 생각한다"며 "우린 이전에도 원팀이었고 앞으로도 원팀일 것이다", "내부 논쟁을 매듭 짓고 원팀으로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내부 통합을 강조했다.
강 최고위원도 "지선 전 합당을 추진하고자 한 당원의 의견도, 그 논의를 미루고자 한 당원의 마음도 모두 존중한다"며 "의견은 달랐지만 당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하나였다. 민주당은 하나고 원팀"이라고 했다.
이어 친청(親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 또한 "원팀 민주당"을 강조하며 화합 취지의 발언을 냈는데, 다만 이들은 정 대표 발언에 이어 '전 당원 투표' 등에 대한 아쉬움을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대표께서 여러 의견을 경청해 고심 끝에 결정한 사안인 만큼 원팀 민주당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당원주권정당인 민주당에서 전체 당원에게 통합의 길을 직접 묻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도 "당내 잡음과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더 큰 승리를 위한 화두였음에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논의를 잠시 멈추게 된 점은 매우 아쉽다", "당원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당심을 확인하고 치열히 토론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합당 내홍 사태를 갈무리하면서, 전날 강득구 최고위원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대화 내용을 본인 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해 '당무개입' 논란이 인 데 대해선 "관련된 어떤 논의나 이야기도 없었다"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강 최고위원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해 묻는 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강 최고위원께서 이미 실수였다는 취지의 해명을 하셨다"고 했다. 그는 '당무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에서도 입장을 발표한 걸로 안다"고 일축했다.
강 최고위원은 관련 논란에 대해, 이날 회의실에서 퇴장하며 기자들에게 "사실이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글이) 잘못 올려진 걸 확인하고 바로 내리라고 했다"며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만 했다.
그는 △홍 정무수석과 실제 대화를 나눴는지 △해당 게시물 내용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전달하려 했는지 △일련의 정황이 대통령 혹은 총리의 '당무개입'에 해당하는 것 아닌지 등 다양한 질문엔 일체의 답변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강 최고위원은 그 직후엔 본인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리고 "어제 오전,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글이 계정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삭제를 지시했다"며 "의원실 내부의 실수라 대응하지 않았지만, 이를 두고 온갖 억측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어 밤새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강 최고위원은 전날 "홍 수석이 전한 통합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은 통합 찬성",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을 하고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는 등 내용이 포함된 글을 본인 SNS에 게시했다가 즉시 삭제했다.
특히 해당 글에서 강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의중'을 두고 "총리께서 말씀하신 부분과 편차가 있는 것 같다", "대통령님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나, 홍 수석이 전한 내용이었다"는 등 해당 내용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전달하는 듯한 내용을 적어 '당무개입' 논란이 일었다.
강 최고위원은 해당 논란에 대해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며 "어렵게 합당 논란을 정리한 시점에 사실과 다른 글로 오해를 부르고 누를 끼친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 한병도 원내대표는 "민주당엔 위기와 갈등을 통합과 단결로 승화시켜온 DNA가 살아있다", "다시 한번 신발끈을 꽉 동여매고 입법 최전선에서 달릴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입법 속도전을 예고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께서 '현재의 입법속도로는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며 국회의 신속한 역할을 강력히 주문했다"며 "대미투자 특별법, 주거안정공급대책, 필수의료강화법 등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에 당력을 집중해 압도적인 입법속도전으로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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