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유럽국들에 호르무즈 군함 파견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미 해군의 기뢰제거함 일부는 이 지역을 떠나 6000km 이상 떨어진 말레이시아에 정박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해군은 기뢰 제거 능력을 갖춘 걸프 지역 운용 군함 세 척 중 두 척 이 지역을 떠나 4000마일(약 6437킬로미터) 떨어진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고 확인했다. 지난해 이란과의 충돌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보호하기 위해 바레인에 있는 미 제5함대에 배치된 연안전투함 세 척 중 두 척인 기뢰제거함 USS 털사와 USS 산타바바라가 전날 말레이시아 페낭항 버터워스컨테이너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포착된 상황이다.
미 5함대 대변인은 16일 "털사함과 산타바바라함이 말레이시아에서 짧은 보급 정박 중"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5함대 대변인이 "미군은 작전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에 정기적으로 기항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말레이시아 간 긴밀하고 지속적인 군사 협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 외 질문엔 답변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확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중에 나왔다. 나머지 한 척인 미 해군 구축함 USS 캔버라는 선박추적사이트에 따르면 인도 케랄라주 연안 인근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이 함선들은 지난 1월 퇴역한 노후 기뢰제거함 4척을 대체한 신형으로 견인식 소나 부표와 MH-60 시호크 헬리콥터 등 기뢰 대항 수단을 갖췄다.
이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에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연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이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미국이 석유업체들의 이 해협 유조선 호위 요청을 거부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2일 미 CNBC 방송에 미군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 시기를 이달 말로 언급했다.
미 군사전문매체 <더워존>은 미 국방부 사진·영상정보배포망(DVIDS)을 통해 입수한 사진에 따르면 USS 툴사는 2월9일에 바레인 항구에 있었고 USS 산타바바라는 페르시아만에서 1월30일 작전 중인 모습을 확인했지만, 위성 사진 서비스 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 이미지 분석 결과 2월23일 이후 바레인 마나마 항구에 미국 군함이 정박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USS 털사와 USS 산타바바라가 말레이시아까지 이동한 이유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미군이 2월28일 이란 공격 전 바레인에서 미리 함정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안보 조치"로 평가했다. 이어 바레인이 "이란 미사일과 장거리 자살 무인기(드론)의 사정권 내에 있으며 실제로 이후 마나마의 미군 시설이 공격 받았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그러면서도 "적어도 현재로선 미 해군이 해당 지역에서 투입할 수 있는 기뢰 제거 전력의 상당 부분이 수천 마일 떨어진 완전히 다른 지역에 배치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를 보면 미 워싱턴DC 소재 타이완시큐니티모니터의 에단 코넬 수석연구원은 연안전투함은 "최전선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함 미사일, 무인기, 자폭 선박 등을 보내는 상황"에서 해당 함정들의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탁하고 흐린 물은 작전 수행을 매우 어렵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당 함선들이 장비 개장 중이거나 현재 중동으로 향하는 다른 함정들을 호위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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