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방류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났다. 2023년 8월 24일 첫 방류 당시 우리 사회는 크게 술렁였다. 수산물 안전과 해양오염,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둘러싼 논쟁도 뜨거웠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거의 잊힌 의제가 돼가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방사성물질 농도가 방류기준을 충족하도록 관리해 방류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정부도 국내 해역의 방사능 감시 결과를 근거로 지금까지 뚜렷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지난 8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생물농축과 건강 영향' 세미나에서 일본의 스즈키 유즈루(鈴木譲) 도쿄대 명예교수와 한국의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 발표를 들으며 필자는 오히려 다른 질문을 갖게 됐다. 우리는 너무 빨리 '안전한가'를 물었고, 정작 '무엇을 아직 조사하지 않았는가'를 충분히 묻지 않은 것은 아닐까.
스즈키 교수는 어류생리와 어류면역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일본의 수산생물학자다. 도쿄대 농학부 수산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6년부터 도쿄대에서 연구와 교육에 몸담았다. 대학원 시절부터 어류면역학을 연구해 체표 점액의 항병성 인자, 내분비계에 의한 면역기능 조절, 복어의 게놈정보를 이용한 면역기구 등을 연구했다. 2000년부터는 도쿄대 대학원 농학생명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했고 2013년 정년퇴임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그의 연구 관심은 자연스럽게 방사능에 노출된 수생생물의 건강상태로 확대됐다. 2013년부터 후쿠시마현 저수지의 잉어와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의 해산어를 대상으로 혈액과 장기 상태를 조사해왔으며, 최근에는 이와키방사능시민측정실 '다라치네'가 수행하는 해양조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백도명 교수는 산업·환경요인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역학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을 지냈고, 반도체 직업병과 원전 주변 주민 역학조사 등 산업·환경보건 현장에서 오랫동안 연구와 활동을 이어왔다.
한 사람은 물고기의 생리와 면역에서 출발했고, 다른 한 사람은 인간과 환경의 역학에서 출발했다. 두 사람이 후쿠시마 바다를 바라보는 학문적 출발점은 달랐지만 결국 던진 질문은 하나로 이어졌다. 바닷물의 방사성물질 농도가 낮다는 것이 곧 바다와 생태계의 장기적인 안전을 의미하는가.
물을 재는 과학에서 생명을 보는 과학으로
스즈키 교수의 발표 제목은 '후쿠시마의 바다에서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의 발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질문의 대상을 '물'에서 '생물'로 옮겼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후쿠시마 오염수 논쟁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질문은 익숙하다. 삼중수소가 몇 Bq(베크렐)인가. 기준보다 낮은가. 바닷물로 얼마나 희석되는가. 태평양에서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가.
물론 모두 필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바다는 거대한 물통이나 수조가 아니다. 식물플랑크톤과 동물플랑크톤, 해조류와 패류, 갑각류와 저서생물, 작은 물고기와 큰 물고기가 물질과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연결돼 있는 생태계다. 방사성물질의 환경영향을 평가하려면 물속 농도뿐 아니라 그것이 생물체에 흡수되고 배출되는 과정, 생리적 반응, 먹이망을 통한 이동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이 점에서 스즈키 교수의 접근은 전형적인 수산생물학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라치네의 해양조사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 약 1.5㎞ 앞바다 등에서 해수와 어류, 플랑크톤을 채취하고 방사성 세슘, 스트론튬-90, 삼중수소 등을 측정한다. 잡힌 물고기는 선상에서 스즈키 교수가 직접 혈액을 채취하고, 이후 크기와 무게를 기록하고 장기를 해부해 방사능 측정과 생물학적 관찰을 진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고기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혈액과 장기, 조직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환경 중 방사성물질의 존재와 생물학적 반응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장기간 추적하려는 것이다.
스즈키 교수는 이날 원전 인근 해역의 어류와 대수리류 등에서 관찰된 몇 가지 생물학적 현상도 소개했다. 원전 남쪽 가까운 해역의 대수리류에서 통상적인 계절성과 다른 성숙 상태가 관찰됐다는 사례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과학적으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러한 현상이 방사성물질이나 현재 진행 중인 ALPS 처리오염수 방류 때문에 발생했다고 현재 단계에서 단정할 수는 없다. 수온, 먹이조건, 개체군의 연령구조, 서식환경, 다른 화학물질 등 여러 변수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관찰된 현상은 인과관계의 결론이 아니라 연구해야 할 가설의 출발점이다.
필자도 토론에서 이 점을 질문했다. 특정 생물학적 현상이 관찰됐다는 사실과 그 원인이 방사선이라는 주장은 구별돼야 한다. 그러나 반대 방향의 오류도 경계해야 한다. 인과관계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명제다.
이상현상이 관찰됐다면 그것이 방사선 때문이라고 성급하게 단정해서도 안 되지만, 원인을 아직 모른다는 이유로 의미 없는 현상이라고 치부해서도 안 된다. 오염지역과 대조지역을 장기간 비교하고 수온·먹이·서식환경·방사성핵종을 함께 측정하면서 가설을 검증해야 한다. 이것이 스즈키 교수의 현장조사가 갖는 과학적 의미라고 생각한다.
왜 삼중수소만 이야기하는가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지난 3년 동안 사실상 '삼중수소 문제'로 축소돼왔다. 삼중수소는 ALPS로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염수 논쟁의 상징처럼 됐다. 그러나 스즈키 교수의 발표는 요오드-129(I-129)를 비롯한 다른 핵종에도 시선을 돌렸다.
세미나 자료집에서도 삼중수소뿐 아니라 세슘-137(Cs-137), 스트론튬-90(Sr-90), 요오드-129(I-129), 탄소-14(C-14) 등은 물리적 반감기와 환경 중 이동, 생물체 내 거동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각을 별도로 살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모든 핵종이 같은 수준의 위험을 갖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핵종마다 물리·화학적 성질과 생물학적 거동이 다르기 때문에 삼중수소 하나의 농도로 전체 방사선학적·생태학적 문제를 대표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질문은 단순히 "삼중수소가 기준 이하인가"를 넘어가야 한다. 어떤 핵종을 측정하고 있는가. 각 핵종은 얼마나 방출되고 있으며 누적 방출량은 얼마인가. 해수와 퇴적물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플랑크톤과 저서생물, 어류에는 어느 정도 존재하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양상이 어떻게 변하는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러한 원자료를 장기적으로 공개하고 제3자가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속 삼중수소와 생물 속 삼중수소
백도명 교수의 발표는 이 문제를 한 단계 더 깊이 파고들었다. 삼중수소는 환경에서 주로 물 형태인 HTO, 즉 삼중수소수로 존재한다. 생물체에 흡수된 뒤 체액과 조직수에 존재하는 삼중수소를 조직자유수삼중수소(TFWT)라고 하며, 그 일부는 대사과정을 거쳐 유기분자에 결합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가 될 수 있다. OBT 가운데 비교환형 유기결합삼중수소는 탄소 등에 결합해 있기 때문에 물처럼 빠르게 교환되는 삼중수소와 체내 거동이 다를 수 있다.
해양생태계에서는 식물플랑크톤이 삼중수소수를 흡수하고 광합성과 대사를 통해 일부를 유기물에 결합시킬 수 있다. 그 유기물이 동물플랑크톤과 패류, 작은 물고기, 상위 포식자에게 먹히면서 삼중수소가 먹이망을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때 주의할 것이 있다. 이러한 과정은 곧바로 "삼중수소가 먹이사슬을 올라갈수록 계속 고농도로 생물농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삼중수소는 생물체에서 배출과 교환도 활발하기 때문에 고전적인 의미의 생물농축·생물증폭을 단순하게 적용하기 어렵다.
백 교수의 핵심도 삼중수소의 위험성이 이미 입증됐다는 것이 아니라 HTO만 측정해서는 생물체 내 OBT의 형성과 시간적 변화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으며, 이를 먹이망 단위로 장기간 확인할 자료가 아직 부족하다는 데 있었다. 그렇다면 해수의 HTO 농도만 측정하면 충분한가. 바로 이 질문이 중요하다.
'농축이 없다'고 말하기에는 자료가 아직 부족하다
현재 후쿠시마 주변 생물에서 측정된 OBT가 해수의 삼중수소 농도에 비해 특별히 높지 않게 나타난 연구결과도 있다. 이 자료는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백 교수는 동시에 의미 있게 해석할 수 있는 OBT 측정자료의 수가 많지 않고, ALPS 처리오염수 방류 이후 관찰기간 역시 아직 짧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어떤 물고기가 무엇을 먹었으며 어느 먹이단계에 위치하는지, 같은 시점의 해수와 플랑크톤, 저서생물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어떠했는지를 함께 조사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바닷물 한 시료의 삼중수소 농도와 물고기 한 개체의 농도만 비교해서 생태계 전체의 거동을 판단할 수 있을까.
백 교수는 일본 롯카쇼 재처리시설 주변 연구도 비교했다. 장기간 삼중수소가 환경으로 방출된 지역의 일부 생물에서는 TFWT와 OBT가 서로 다른 시간적 변화를 보였으며, OBT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나는 현상도 보고됐다. 그렇다면 현재 후쿠시마에서 OBT가 낮게 측정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유의한 축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인가.
방류 후 시간이 아직 짧기 때문인가. 먹이망과 생태계 구조가 달라진 데 따른 것인가. 현재 자료로는 이 질문에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위험을 미리 선언하는 것도, 반대로 안전을 미리 선언하는 것도 아니다. 시간을 두고 자료를 축적해 가설을 검증하는 일이다.
어획이 줄었는데 왜 일부 생물도 줄었을까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의 후쿠시마 연안 장기조사 역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이 지역의 어업활동은 크게 감소했다. 상식적으로는 고기를 덜 잡으면 상당수 생물의 개체수가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부 가자미류와 저서성 어류, 게·새우류, 성게·불가사리류 등이 감소한 반면 다른 일부 종은 증가하는 등 종에 따라 서로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이것을 방사능 영향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수온 상승, 먹이생물 변화, 서식환경 변화, 산란과 가입의 변화, 어업활동 감소 등이 동시에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질문은 더 중요해진다. 후쿠시마 앞바다의 생태계에서는 지금 어떤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스즈키 교수의 생물 개체 수준 관찰과 백 교수의 먹이망·생태계 수준 문제제기가 이 지점에서 만난다.
'방류관리'와 '생태계 안전검증'은 다르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가 두 발표의 의미를 잘 정리했다. 방류관리와 생태계 안전성 검증은 서로 다른 과학적 과제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IAEA가 방류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방류 전에 핵종 농도가 기준에 맞는지, 예상 피폭선량이 국제적 방사선방호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필요하다.
한국 정부가 우리 해역의 해수와 수산물에서 비정상적인 방사능 증가가 나타나는지를 측정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으로 방류의 적정성과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감시다. 해수와 퇴적물, 플랑크톤과 해조류, 패류와 저서생물, 어류와 먹이망을 수십 년 동안 추적하는 생태계 영향 평가와 장기 안전성 검증과는 다른 차원의 연구다.
이 대표의 토론문은 현재의 측정으로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는지를 정직하게 구분해야 하며, 불확실성은 안전을 선언하기 위한 빈칸이 아니라 추가 조사와 예방적 관리가 필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필자가 보기에 이번 국회 세미나의 가장 중요한 문제제기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것이다.
오염수 문제는 폐로 문제이기도 하다
장정욱 마쓰야마대 명예교수의 토론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사고원전의 폐로와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원자로 내부에는 여전히 핵연료데브리가 남아 있고 높은 방사선 때문에 그 위치와 상태를 완전히 파악하고 제거하는 작업에는 많은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시해온 2051년 폐로완료 목표가 실제로 가능한지도 계속 검증해야 한다.
폐로가 장기화되고 사고 원자로에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연료데브리 냉각 등에 따라 새로운 오염수가 계속 발생한다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단순히 현재 저장탱크의 물을 방류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오염수 문제는 결국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될 폐로 과정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아직 하지 않고 있는 조사
백 교수 발표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것은 구체적인 조사설계였다. 한쪽에서는 HTO → 식물플랑크톤 → 동물플랑크톤 → 소형어류 → 상위 포식어류라는 부유 먹이망을 따라 조사해야 한다. 동시에 해수·유기물 → 퇴적물·생물막 → 갯지렁이·갑각류 등 저서생물 → 가자미·볼락류와 같은 저서생태계 경로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리고 해수와 생물을 서로 다른 날, 서로 다른 장소에서 채취해서는 그 상관성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같은 날짜, 같은 장소, 가능한 한 같은 수괴와 수심에서 해수·퇴적물·플랑크톤·먹이생물·대상 생물을 동시에 채취하는 조사설계가 필요하다. 그래야 어느 시점의 환경농도가 생물체 안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OBT 형성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먹이망의 어느 단계에서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측정횟수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생태학적 질문에 맞게 모니터링의 설계 자체를 바꾸자는 제안이다.
우리 정부가 시작해야 할 '30년 조사'
이제 우리 정부에 묻고 싶다. 필자는 이날 토론자로 참여해 일본이 앞으로 30년 이상 오염수를 방류한다면 한국은 그 기간 동안 어떤 자료를 남길 것인가를 물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삼중수소뿐 아니라 I-129, C-14, Sr-90, Cs-137 등 주요 핵종의 방출농도와 총량, 누적 방출량을 가능한 한 일관된 형식으로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둘째, 일본 측이 제공하는 자료를 검토하는 데 머물지 말고 한·일 독립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공동 시료채취와 교차분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지금부터라도 30년 장기 해양생태계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 부산·울산·제주·동해안 등에 장기 고정조사지점을 두고 해수뿐 아니라 퇴적물, 플랑크톤, 해조류, 패류, 저서생물, 어류를 동일한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넷째, HTO뿐 아니라 OBT와 I-129, Sr-90 등 분석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시간이 많이 필요한 핵종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연구시설과 전문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다섯째, 시민과학을 국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다라치네는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해역에서 해수·어류·플랑크톤을 채취해 세슘, 스트론튬-90, 삼중수소 등을 조사해왔다. 해양조사에는 스즈키 교수와 같은 전문연구자도 참여한다. 시민조사가 전문과학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장기자료를 만들고 전문가 연구와 연결하는 하나의 방식인 것이다.
필자는 특히 한국과 일본의 시민측정소, 대학과 독립연구자가 참여하는 '한·일 시민해양방사능 공동모니터링 네트워크'를 제안했다. 같은 프로토콜로 후쿠시마와 한국 연안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일부 시료를 교환해 교차분석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정부조사를 불신하기 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정부·학계·시민사회가 서로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생산하고 결과를 교차검증함으로써 과학적 신뢰와 사회적 신뢰를 함께 높이는 방법이다.
이제 '안전하다'보다 '무엇을 아직 모르는가'를 말하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놓고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안전하다'와 '위험하다'라는 두 문장 사이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질문을 바꿀 때다. 무엇을 측정했는가. 무엇을 아직 측정하지 않았는가. 무엇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아직 모르는가. 현재 우리 해역에서 유의미한 방사능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해양생태계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명제다. 전자는 지금까지 축적된 측정자료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다. 후자는 앞으로 오랫동안 쌓일 데이터가 있어야 답할 수 있다.
스즈키 교수의 발표에 인용된 한 문장이 오래 남는다. "증거가 없는 것은, 없는 것의 증거가 아니다(티모시 무소 박사)" 이 말은 위험을 과장하자는 뜻이 아니다. 확인되지 않은 위험을 이미 입증된 사실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직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전'의 증거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스즈키 교수가 해온 작업은 그 경계에서 의미를 갖는다. 물고기의 면역과 생리, 생체방어기구를 연구해온 한 과학자가 후쿠시마 사고 뒤 바다에 나가 물고기의 혈액과 장기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방사선 피해가 이미 입증됐다"가 아니다. "우리는 생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충분히 보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백도명 교수는 그 질문을 먹이망과 시간의 차원으로 확장한다. "그렇다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우리는 제대로 조사하고 있는가." 두 학자가 서로 다른 길에서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우리는 후쿠시마 바다를 제대로 보고 있는가. 후쿠시마 사고 15년, 오염수 방류 3년. '기준치 이하'라는 말은 검증의 끝이 아니다. 모르기 때문에 안전한 것이 아니다. 모르기 때문에 더 오래, 더 정확하게 조사해야 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