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뛰어난 점은 처음부터 일본의 것이 아니었음에도, 중국이나 서양으로부터(학문이나 지식 등 무언가를) 수입한 다음 완벽하게 이해하여 자신(일본)의 것으로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독특한' 무언가를 재창조해 내는 능력이 아닐까.
일본의 젊은 철학자 지바 마사야의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센스의 철학>. 근본은 서양철학이다. 하지만 일반적 수준의 '센스'에 대한 규정 자체가 다르다. 상식 혹은 감각이 전혀 아니다.
"센스란 사물을 의미나 목적으로 정리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다양한 요소의 굴곡 즉, 리듬으로 즐기는 것". 그리고 "센스란 리듬을 파악할 때, (1) 결핍을 메웠다가 다시 결핍의 상태가 되는 비트 (2) 더 복잡하게 다양한 측면이 얽혀 있는 굴곡이라는 양면을 타는 것"이다. 그래서 "센스라는 의미를 파악할 때는 그것을 '거리의 굴곡, 즉 리듬'으로 파악하고, 거기에서 역시 굴곡과 비트를 느끼라는 것".
모든 철학이 그러하듯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전복'이 있어야만 한다. 뒤집어야 한다. 뒤집음을 통해서 실체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 또한 "최종적으로는 센스가 좋고 나쁨의 '너머'까지 향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센스가 더는 중요하지 않게 될 때까지 말이다.(나는) 그것을 '안티센스'라고 부른다." 더 나아간다. 그리하여 "센스는 안티센스라는 그림자를 띠어야 진정한 센스가 되지 않을까."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
당혹스러울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책을 사랑하는 후배의 소개로 읽기 시작했다. 왜 이런 책을 소개했지.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독특하고 개성 있는 매력 특유의 접근 방식이 남달랐다. 마지막은 늘 탈출이어야 한다. 저자의 용어로 '탈구축'이다.
"어차피 그럴 수밖에 없는 문제의 것들이 예술과 생활에 걸쳐 반복되고 변형되어 간다. 인간이 가진 문제란 그렇게 될 수밖에 것이어서 더욱 '안 그래도 괜찮았을 텐데'라고 하는 우연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문제가 반복되고 뭔가 하나의 덩어리로 보일 정도로 거기에서 끝없이 퍼지는 우연성이 눈부시게 폭발한다."
이 책은 2025년 출간인데, 얼마 전 소개받기 전까지는 저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저자의 이 책에 대한 소개다. "<공부의 철학>은 생각에 관한 책이고 <현대사상 입문>은 윤리에 관한 책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미적 판단의 문제이다." 읽지 않은 이전의 책 두 권을 주문했다. 다행히 둘 다 번역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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