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가 한국이 미국에 에너지 분야에서 2000억 달러 (한화 약 271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의 경우 한국이 투자하기로 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한미 양국 모두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발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한국은 2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텍사스에 6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소와 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팩트시트(발표 자료)를 게재했다. 상무부는 한미 양국 정부가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라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스타 프로젝트), 한·미 원전 프로젝트(파워 프로젝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노스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기 위한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라며 "이번 발표는 2025년 7월 30일 발표된 한·미 간 무역합의와 같은 해 11월 14일 체결된 전략적 투자 MOU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상무부는 텍사스주 에시널에 "223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 발전시설은 같은 부지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측은 개발업체인 릴레이티드 컴퍼니스(Related Companies)와 미국 전력회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해당 사업을 주도하며 텍사스의 주요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루이스 에너지 그룹(Lewis Energy Group)이 부지와 가스, 용수 등 관련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해당 프로젝트가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미국은 성실한 자세로 한국 기업들이 터빈을 비롯한 한국산 장비를 미국 내 유사 프로젝트에 공급할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산업통상부는 "위 프로젝트에 역량과 경험이 입증된 신뢰할 만한 기업이 사업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점 외에도 텍사스 지역내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 예상 적정 전력가격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상업적 합리성을 판단"했다며 "이를 토대로 사업관리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심의·의결, 국회 보고 등 법상 국내절차를 완료했다. 이번 표를 통해 한미 전략투자 제1호 프로젝트로 공식 추진된다"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파워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미 원전 프로젝트에 대해 "양국은 기저부하 전력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대형 원전 8기(한국형 APR1400 2기 및 AP1000 6기)를 건설하는 포괄적인 협력 체계에 합의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양측은 2025년 5월 발표된 미국 원자력 에너지 행정명령에 제시된 목표, 즉 2030년까지 완전한 설계를 갖춘 신규 대형 원자로 10기를 건설 중인 상태로 만드는 것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파워 프로젝트의 서명 주체에는 양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컴퍼니(WEC),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이 포함되며 1200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 중 1000억 달러가 건설비, 200억 달러는 예비비로 책정되며 100억 달러의 선급금을 연말까지 이전하는데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상무부는 "한국 기업들이 WEC의 상당한 소수 지분에 투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라며 "이같은 구조는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상업적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조건과 내용은 상업적 협상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부는 AP1000 2기와 APR1400·AP1000 각 2기, AP1000 2기의 순서로 건설이 진행될 예정이며 2기당 최대 300억 달러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예비비가 사용되지 않더라도 2000억 달러 투자 금액에 포함되어 산정하기로 했으며 2기당 300억 달러를 초과하게 되더라도 한미 전략 투자 기금에서 추가되는 비용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선급금의 경우 "원전 사업의 특성상 주요 기자재는 발주부터 제작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보고 등 관련 국내법 요건 충족을 전제로 연말까지 최대 100억불을 먼저 지급하여 장주기 품목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협의했다"며 "이 경우 조속한 사업 추진과 함께 우리 기자재 활용 확대 기회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장주기 품목에는 원자로 용기, 증기발생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이 포함된다.
산업통상부는 "다만 원전 프레임워크는 큰 틀에서의 한-미 원전협력을 정한 것인 만큼, 아직 구체적인 원전 사업들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한미 양국은 동 프레임워크에 기반하여 향후 부지, 사업구조, 건설 일정 등 개별 프로젝트들을 구체화하고, 각 사업별로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 절차 등을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후 사업 양상이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단서로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LNG(액화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기정사실화했으나 양국은 아직 이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상무부는 "미국과 한국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는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기준을 충족하고 모든 관련 국내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의 장비업체와 공급업체가 유리한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미국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한 가격으로 LNG를 구매하는 계약을 보장하고,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알래스카 LNG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양국은 동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하였다"라며 "아울러, 양국은 한미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요건과 관련 국내법상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동 프로젝트 추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온도차를 드러냈다.
산업통상부는 "향후 검토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시 미국측은 한국 기자재·공급업체에 대해 우호적인 참여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하여 미측은 철강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는 한편, 향후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을 보장하고 동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되는 알래스카 LNG에 대하여 한국에게 우선적 접근권을 부여키로 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부는 "한미 양국은 MOU에서 합의한 투자구조와 투자자 보호 안전장치를 실제 SPV 운영계약(operating agreement)에 반영하기로 했다"며 "모든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는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와 복수의 프로젝트별 P-SPV를 통해 추진된다. I-SPV를 통해 모든 프로젝트의 펀딩과 수익배분을 통합 관리하며, 개별 프로젝트는 I-SPV가 100% 출자한 P-SPV가 관리하고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는 "우산형 투자 구조를 바탕으로 리스크 풀링(risk-pooling) 장치도 마련했다"며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 투자금에 대한 총 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는 모든 개별 프로젝트의 한미간 배분비율이 5:5로 유지되며, 1:9로의 전환은 보류된다"라고 못박았다. 산업통상부는 "따라서, 일부 프로젝트 수익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른 프로젝트의 5:5 수익배분 기간이 연장됨으로써 한국의 원리금 회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이와 함께 한국 측의 투자에 대한 보호장치와 권리보장도 확보했다면서, MOU에서 정한 연 200억불, 총 2000억불의 투자한도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운영계약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 사업예산, 양국간 배분비율 조정 등을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아울러 우리측이 미국에 납부하는 소득 관련 세금은 한국의 배분금에 가산(gross-up)하여 세후 한미간 배분비율이 보장되도록 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체계도 마련됐다. 산업통상부는 "진행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재무제표, 사업보고서 등에 대한 정기 및 수시 보고와 함께 자금사용처 등 주요자료에 대한 제공 노력을 명시해 정보권을 보장"했다며 "사업범위의 중대한 변경, 우리측에 불리한 조직문서 변경, 지분의 발행 양도 등 투자 이해관계와 관계된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동의권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발표는 단순히 한미 관세합의 이행을 넘어 AI·원전·LNG 등 미래 산업과 경제안보에 직결된 전략 분야에서 한미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함께 사업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여는 것"이라며 "국민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는 한편, 한미 전략투자가 우리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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