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추석연휴(10∼13일) 이후 환율상승은 더욱 빨라졌다. 추석 연휴기간에 그리스 부도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23일 현재 환율(1,166.00원)과 추석연휴 직전 거래일인 9일(1,077.30원)과의 차이는 88.70원에 이른다. 이는 리먼사태 직전 영업일인 2008년 9월12일(1,109.10원)과 9월23일(1,149.20원)의 차이 39.90원에 비해 훨씬 크다.
일별 상승폭도 강해졌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107,80원으로 전날보다 30.50원 폭등했다. 19일에는 24.50원, 22일에는 29.90원 각각 올랐다.
2008년 8월 상승폭이 가장 높은 날은 25일 16.40원이었다. 나머지 대부분 날은 하루에 1∼7원가량의 진폭을 보이는데 머물렀다.
같은 해 9월에도 30원 넘게 폭등한 날은 없었다.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높은 날은 1일 27.00원, 9일 19.90원, 11일 14.00원 등의 정도였다. 리먼 파산 다음 거래일인 16일에는 50.90원 올라 1,160.00원을 나타냈으나 17일에는 44원 하락, 18일에는 37.30원 상승, 19일에는 13.60 하락 등으로 실제적인 오름세는 지금보다 강하지 않았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다. 3년 전 상황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은 지금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도 리먼 때보다 심각
주가 하락 속도 역시 리먼 사태 때보다 빨라졌다. 지난 8월 이후 최근까지 코스피 하락폭은 475포인트(21.9%)다. 지난달 1일 2,172.31에서 이달 23일에는 1,697.44로 떨어졌다.
이는 리먼 사태가 먼저 반영되기 시작한 2008년 5월 이후 하락폭인 502포인트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코스피는 2008년 5월16일 1,899.57을 고점으로 떨어져 리먼 파산 다음 영업일인 9월16일에 1,397.42로 마감했다. 4개월 만에 502포인트(26.4%) 밀렸다.
이번 폭락장과 리먼 사태 당시를 비교하면 하락폭이나 하락률 모두 비슷하다.
하지만, 기간 차이를 고려하면 이번 폭락장의 하락 속도가 훨씬 빠르다. 리먼 사태 때 502포인트 빠지는 데 4개월이 걸렸다면 이번에는 근접한 수준인 475포인트 밀리는 데 2개월이 안 걸렸기 때문이다.
폭락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외국인 매물에서 촉발됐다.
2008년 5월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천2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후부터는 매도공세가 본격화됐다. 6월 4조8천억원, 7월 4조9천억원, 8월에는 3조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리먼사태가 터진 9월에도 2조7천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올해 8월과 9월(23일 기준)에도 외국인은 각각 4조6천억원, 1조8천억원을 팔았다. 폭락장 직전인 7월에는 1조4천억원을 순매수했으나 8월에 들어서며 매매패턴이 확 바뀐 것이다.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공포지수는 리먼 사태 당시보다 훨씬 높다.
코스피 1,700선이 무너진 지난 23일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45.95였다. 지난달 10일에는 이미 연중 최고치인 50.11을 나타냈다.
2008년 5월 이후 리먼 파산 직전까지 공포지수가 30을 넘어선 적은 없다. 그러다 리먼 사태 다음 영업일인 9월16일 37.42로 뛰었고 30일에는 39.39를 나타냈으나 50을 밑돌았다. 그 당시 50을 넘은 것은 리먼 파산 21일 후인 10월6일(52.05)이었다.
이번 폭락장에서 투자자들은 이미 리먼 사태 이상의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 장기채권 금리 리먼 사태 당시보다 낮아
최근 장기물 금리 수준은 리먼 위기 당시보다 훨씬 낮다. 장기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곧 기업의 수익률이 그만큼 악화한다는 뜻이다.
추석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4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40%까지 내려 6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3.55%, 20년물 금리는 3.65%까지 내려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후 외국인 자금의 채권시장 이탈 우려가 고조돼 금리가 폭등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지만, 금리 수준은 리먼 위기 당시를 여전히 밑돈다.
장기금리가 크게 내리면서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이달 들어 15거래일중 8거래일간 국고채 5년물 금리가 통안채 2년물 금리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국고채 1년물 금리보다 낮았다. 모두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금융위기가 심각했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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