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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앞두고 58억 공익수당 밀어넣기'…장성군, 관권 선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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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앞두고 58억 공익수당 밀어넣기'…장성군, 관권 선거 의혹

공무원들 "윗선 압박" 내부 폭로…'군수 치적' 홍보 정황도

더불어민주당 전남 장성군수 후보 경선에서 김한종 후보가 승리했지만, 경선 직전 거액의 공익수당을 집중 살포했다는 '관권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지역사회가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행정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의 내부 공익제보까지 잇따르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장성군청 ⓒ장선군

◇3주 계획이 단 이틀로…'전시 상황 방불케 한 지급 작전'

1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번 논란의 발단은 '농어민 공익수당'의 급격한 지급 일정 변경이다. 당초 장성군은 2026년 공익수당을 4월 23일부터 5월 14일까지 약 3주간에 걸쳐 지급할 예정이었다. 대상자는 8306명, 예산 규모는 약 58억 원(농가당 7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상황이 돌변했다.

각 읍·면 사무소와 농협에는 "최대한 빨리 지급하라"는 긴급 요청이 내려갔고, 실제 지급은 경선 직전인 4월 23일과 24일 이틀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심지어 북하면과 동화면은 공식 일정보다 하루 앞선 22일에 지급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마을별 순차 지급이라는 관례를 깨고 주민들에게 전화를 돌려 수령을 독려하는 등 마치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지급 시기만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는 점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수당 전달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치적을 홍보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익수당을 받으러 갔더니 담당 공무원이 '원래 60만 원인데 김한종 군수님이 10만 원 더 얹어 70만 원을 주는 것'이라며 생색을 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마을에서는 이장이 공무원과 동행하며 "군수님이 주시는 선물"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상 행위를 개인의 업적으로 포장해 선거 직전 홍보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나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실무자들의 양심선언 "윗선 압박에 자존심 무너졌다"

이번 의혹의 결정타는 내부 공무원들의 '양심선언'이다.

A면의 실무 담당자는 "원래 다음 주 지급이 맞다고 판단해 보고했지만, 경선을 앞두고 조기 지급하라는 강한 압박이 내려왔다"고 폭로했다.

B면의 담당자 역시 "농업축산과로부터 조기 지급 요청을 받고 거절 의사를 밝혔으나, 다음 날 다시 요청이 내려오는 등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며 "면장을 움직일 정도의 힘이라면 단순 실무진의 판단이 아닌 '윗선'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농민을 위한 공적 예산이 선거 도구로 전락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공직자로서의 자괴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장성군 '경기 부양 차원' 해명에도 수사 촉구 목소리 높아져

장성군은 이에 대해 "어려운 지역 경제 상황을 고려해 하루라도 빨리 지급하려 했던 선의의 조치였다"며 "지급 시기는 각 읍·면의 자체 계획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시각은 냉담하다. 이미 대리투표 의혹으로 경선이 한차례 연기됐던 만큼, 이번 사건이 경선의 공정성을 뿌리째 흔들었다는 평가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세금으로 조성된 공익수당이 경선 맞춤형으로 집행됐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 범죄"라며 "수사기관은 지급 시기 결정 과정과 지시 라인, 그리고 공무원 조직의 개입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제보와 주민 증언이 구체화됨에 따라, 향후 경찰 및 선관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장성군수 선거 판도는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김춘수

광주전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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