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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떠밀리는 한국 외교…'관세 협박' 동맹 미국 vs. 눈치 그만 보라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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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떠밀리는 한국 외교…'관세 협박' 동맹 미국 vs. 눈치 그만 보라는 중국

외교부·기재부·산업부 장관 일제히 미국과 만나 협상 돌입…중국은 압박 메시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과 미국에 방문해 한일, 한미 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에 관세 문제도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은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양국 관계가 제3국의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8일 일본 <교도통신>은 조현 장관이 29일 일본에 방문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 장관은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에 들른 이후 30일 바로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관세 부과 유예 기한인 8월 1일을 눈앞에 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해 다음날인 31일 마코 루비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관세 문제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로 향한 미 정부 당국자들을 따라 유럽행을 결정했기 때문에,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관세보다는 한미 간 안보 등 현안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5일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려다 직전에 취소됐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다시 미국행을 준비 중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구 장관은 오는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관세 협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5일 구 부총리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베선트 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미 간 통상 '2+2' 협의를 진행하려 했으나 베선트 장관의 일정 문제로 출국하지 못한 바 있다.

이처럼 기재부, 산자부, 외교부 장관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중국은 한중관계가 제3국의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한미 간 균열을 파고들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장관은 28일 정오부터 약 45분 간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외교부는 조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통화에서 "양 장관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한중 양국이 고위급 교류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중 실질협력의 풍성한 성과를 준비해 나가자고 하였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이날 통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왕이 부장과 조현 장관의 발언을 한국 외교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세하게 전달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선린우호를 견지하는 것은 양국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신정부 취임 후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를 통해 한중 관계가 좋은 출발을 이루었으며, 우리의 향후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왕이 부장은 "중국은 줄곧 한중 협력 발전을 중시하며 대(對)한국 정책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며 "한국도 대중국 정책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하길 바라며,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독자적 외교를 견지해야 한다"며 "한중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에 기초하며 양국 국민에 이롭다. 제3국을 겨냥한 것도 아니며, 제3국의 제약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말해 한중관계가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한중은 경제적 연계가 밀접하고 산업·공급망이 깊게 얽혀 있다"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수혜자로서 한중은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망 단절'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시키려는 미국의 시도에 한국이 동조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이 올해 하반기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한중 간 밀접한 경제·무역 관계는 이미 좋은 협력 모델을 형성했다. 한국은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적극 추진하고 한중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과의 소통 및 공조를 강화하고, 역사를 직시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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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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