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임 당대표에 정청래…"내란세력과 악수하지 않을 것"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당대표로 강성·친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4선 중진 정청래 의원이 선출됐다. 정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힘을 겨냥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정 대표는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제2차 임시전국당 당대표 선거에서 61.74%의 득표율을 얻어 경쟁자였던 박찬대 후보(38.26%)에게 압승, 이재명 정부 하 집권여당의 첫 당대표로 선출됐다.

투표에서 정 대표는 권리당원(66.48%)은 물론 일반 여론조사(60.46%)에서도 박 후보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는 애초 박 후보의 우위가 점쳐졌던 대의원 선거에서도 46.91%를 득표하는 등 점수를 크게 잃지 않았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15%), 권리당원(55%), 일반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최종 득표율을 집계한다.

정 대표의 취임일성은 '강성'과 '당심'이란 키워드로 요약됐다. 정 대표는 개표결과 발표 직후 수락연설에서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내란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 아직도 반성을 모르는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철저하게 처벌하고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프랑스의 공화국이 관용으로 관철되지 않았듯이 대한민국도 내란 범죄자들을 철저히 처벌함으로써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당이 앞장서서 내란 척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을 향해 연일 '협치'를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겨냥한 것.

정 대표는 전당대회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의힘을 향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와 반성, 그것이 먼저"라며 "그러지 않고 저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직도 윤석열을 옹호하는 세력이 국민의힘에 있다면 그들과 어찌 손 잡을 수 있겠나"라고도 했다.

그는 당의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내란특검을 통해서 윤석열 내란수괴 피의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의 내란동조 세력과 내란 방조자, 내란 협력자들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자연스럽게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며 "그때 당대표로서 현명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검찰·사법·언론 개혁 등 당의 개혁입법 과제에 대해서도 "추석 전에 반드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지금 바로 검찰개혁TF, 언론개혁TF, 사법개혁TF를 가동시키겠다"는 등 강력한 속도전을 예고했다. 그는 개혁입법과 관련해 '당심과 민심이 다를 경우 어떻게 할 건가' 묻는 질문에도 "당심과 민심이 틀리지 않다"며 "개혁은 추석 전에 끝내라는 것이 지상명령"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당심'을 수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저의 당대표 당선은 당원주권시대를 열망하는 민주당 주인이신 당원들의 승리"라며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의 눈치를 봐야 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라고 자평했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묻자 "오직 당원만 믿고 여기까지 달려왔다"며 '여의도 민심'과 '당심'의 차이를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아직도 선거공학·정치공학·언론공학에 의거해 (전대 판세를) 5 대 5로 기계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라며 "당심과 여의도의 마음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박 후보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에 대한 차별화 발언이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고 당의 주인인 당권을 이기는 당권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