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하이파이브도 하고 팔도 두드리고…'적대적 두 국가' 남북 축구 대결, 사고 없이 끝났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하이파이브도 하고 팔도 두드리고…'적대적 두 국가' 남북 축구 대결, 사고 없이 끝났다

내고향축구단, 수원FC위민에 2대 1로 승리…공동응원단, 패색 짙어지자 "수원" 외치며 응원

8년 만에 남한을 찾은 북한 선수들인 여자 축구 클럽 내고향축구단이 수원FC위민에 승리했다. 양측 선수들은 경기 전 하이파이브를 하며 페어 플레이를 다짐했고, 충돌로 인한 부상 등 별다른 사고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20일 AFC가 주최하고 AFC와 대한축구협회, 수원특례시가 주관하는 여자 챔피언스리그(AFC Women's Champions League) 4강전 경기가 폭우 속에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이 경기에서 내고향축구단은 수원FC위민에 2대 1로 승리했다.

4강전에서 승리한 리유일 내고향축구단 감독은 경기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비가 많이 오고 상대팀 경기장에서 하는 조건에서도 모두가 실력을 발휘하고 마지막까지 팀 전술 살리기 위해 경기를 잘 운영한 것이 감독으로서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에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이 수원FC위민 뿐만 아니라 내고향축구단을 응원했는데 힘이 됐냐는 질문에 리 감독은 "첫 경기가 다 아시다시피 대단히 격렬한 경기였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의식은 잘 못했지만,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앞서 19일 기자회견에서 공동응원단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가 여기 온 것은 철저히 경기를 하려고 온 것"이라며 "오로지 내일 경기와 앞으로 있게 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라며 선을 그은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반응이었다.

수원위민FC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리 감독은 "이전에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4강에 올라온 팀은 누구나 1등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며 "오늘 수원팀도 많은 선수들이 풍부한 경기 경험과 의욕을 가진 선수들이 있었다"라고 말해 경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우리팀은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라며 "이번 경기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했으면 좋겠다. 남은 기간에 이에 대한 훈련을 좀 더 강화해서 결승전에서는 좀 더 훌륭한 경기를 펼쳐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오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은 주장 김경영 선수도 "오늘은 힘든 경기였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경기 승리를 위해 하나가 되어 열심히 달렸기 때문에 오늘의 경기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내고향축구단 리유일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양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상대와 페어플레이를 약속하는 의미로 상대 및 심판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지난 10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17세 이하 남북 여자대표팀 경기에서 북한 대표팀은 남한 선수들의 악수도, 하이파이브도 받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이와 다른 모습을 보인 셈이다.

또 전반 5분 경에는 내고향팀 선수가 공을 향해 태글을 걸고 이에 수원FC위민 선수가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내고향팀 선수가 수원FC위민 선수의 팔을 두드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후 경기가 격해지면서 양팀 선수들의 플레이도 거칠어졌고, 서로 옐로우카드를 주고 받으며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는 공동응원단과 수원FC위민 서포터즈를 포함해 총 5763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는 상황에서도 공동응원단은 "내고향"과 "수원" 을 외치며 양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특히 후반 33분 수원FC위민 지소연 선수의 패널티킥이 실축으로 끝나면서 수원FC위민의 패색이 짙어지자 공동응원단은 박수와 함께 "수원"을 외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내고향축구단이 현저히 밀리는 경기 양상을 보였다. 수원FC위민은 전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후반 4분 일본 출신 스즈키 하루히 선수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10분 최금옥 선수에게 동점골을 내준 데 이어 22분 내고향축구단의 주장인 김경영 선수가 골을 넣으면서 역전을 당했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장의 기자단석 앞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내고향축구단의 기술진들은 전후반 내내 열띤 응원을 벌였다. 이들은 내고향축구단이 골을 넣을 때 펄쩍 펄쩍 뛰며 박수를 쳤고, 후반 33분 수원FC위민 지소연 선수의 패널티킥이 실축으로 끝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경기가 내고향축구단의 승리로 끝나자 이들은 바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내고향축구단의 다른 선수들도 소감을 한 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경기장을 나섰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왼쪽은 수원FC위민, 오른쪽은 내고향축구단의 앰블럼이 인쇄된 깃발을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승리한 내고향축구단은 같은날 벌어진 또 다른 4강전에서 멜버른 FC를 3대 1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한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오는 23일 결승을 치르게 됐다. 내고향축구단은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조별리그에서 도쿄 베르디 벨레자에 4대0으로 패한 바 있다.

이날 경기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또 이재강, 이재정, 홍기원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등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이 자리해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