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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쿠바 혁명 주역 라울 카스트로 기소…'마두로 축출 작전' 한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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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쿠바 혁명 주역 라울 카스트로 기소…'마두로 축출 작전' 한 번 더?

미 법무 "카스트로, 자발적이든 다른 방법이든 미국 오게 될 것"…쿠바 "군사침공 정당화 위한 정치 술책"

미국 정부가 1996년 민간기 격추 사건 관련 쿠바 혁명 주역 라울 카스트로(94)를 살인 등 혐의로 기소하며 양국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다. 미국이 올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생포 때와 유사한 군사 작전을 쿠바에 대해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96년 공해상에서 미국 민간 비무장 민간 항공기 2대가 격추된 사건 관련해 카스트로 외 5명을 기소한 기소장을 공개했다. 이들은 4건의 살인, 2건의 항공기 파괴 및 미국인 살해 음모 혐의를 받았다. 법무부는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들에게 "최고 사형 혹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4월 마이애미 연방 대배심에서 발부한 이 기소장은 이날 쿠바 독립기념일에 맞춰 공개됐다. 형 피델 카스트로 및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끈 라울 카스트로는 1959년 혁명 성공 뒤부터 거의 반 세기 동안 쿠바 국방장관을 지냈고 형 피델의 뒤를 이어 2008~2018년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국가평의회 의장을 지냈다. 이후 공식 직책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막후 실력자로 평가된다.

해당 사건은 96년 2월24일 쿠바군이 미 마이애미 소재 쿠바 망명 지원 단체 '구조를 위한 형제단(Brothers to the Rescue)' 소속 소형 항공기 두 대를 격추한 사건으로 당시 이들 항공기에 탑승 중이던 4명이 사망했다.

쿠바는 이들 비행기가 자국 영공에 있었다고 주장했고 미국은 사건이 국제 수역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쿠바계 미국인들이 설립한 이 단체는 쿠바에서 배를 통해 탈출한 쿠바인들을 돕기 위해 항공기를 띄워 플로리다 해협을 수색했고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쿠바 해안 인근을 비행했다. 쿠바 정권에 대한 봉기를 촉구하는 전단지를 살포하기도 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당시 국방장관이던 카스트로가 형제단 항공기에 대한 "치명적 무력 사용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쿠바군의 모든 살해 명령은 라울 카스트로와 피델 카스트로가 최종 결정권자인 이 지휘체계를 거쳤다"는 것이다. 기소장은 쿠바군 조종사들이 형제단이 사용한 것과 유사한 저속 비행기를 표적 삼아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카스트로와 함께 기소된 다른 5명은 항공기 격추에 연루된 쿠바 전투기 조종사들이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는 단순한 원칙을 복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미국인을 죽이면 당신이 누구든, 어떤 지위에 있든 추격할 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로에 대한 기소로 미국이 쿠바에서 베네수엘라에서와 유사한 작전을 벌여 정권 교체를 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월 미 특수작전부대는 마두로에 대한 기소를 명목 삼아 베네수엘라를 급습해 그를 생포했다.

트럼프, 마두로 작전 재연 가능성 질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취재진에 마두로 때와 유사한 군사 작전이 쿠바에도 동원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건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긴장 고조가 예상되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 긴장 고조는 없을 거다"라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봐라, 거긴 다 망가졌고 난장판"이라고 했다.

다만 블랜치 대행은 회견에서 카스트로가 "자발적으로든 다른 방법으로든" 카스트로가 결국 미국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말해 군사 작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추측을 배제할 수 없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발발 뒤 "다음은 쿠바", "쿠바를 차지할 영광을 누리게 될 걸로 믿는다", 이란전을 끝낸 뒤 "쿠바에 들를 수 있다" 등 수차례 쿠바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왔다.

미 CNN 방송은 "마두로 군대가 미군에 미약한 저항을 했고 그의 전직 측근들이 트럼프 요구에 재빨리 순응했던 베네수엘라와는 달리 카스트로 충성파들은 훨씬 더 호전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카스트로를 겨냥한 어떠한 움직임도, 설령 쿠바가 훨씬 열세임에도,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는 석유 봉쇄를 비롯해 쿠바에 계속해서 경제적 압박을 가해 왔다. 쿠바가 마두로 정권 아래 베네수엘라에서 값싼 원유를 들여 왔었기 때문에 미국의 마두로 축출 또한 에너지 부족의 직접적 요인이 됐다. 이후 쿠바는 최악의 전력난 및 경제난에 직면한 상태다.

쿠바계 미 국무, 쿠바인 향해 스페인어 성명도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쿠바 정권을 비판해 온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0일 쿠바인들을 향해 스페인어로 영상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이 하루 22시간 동안 전기 없이 살아야 하는 건 미국의 석유 '봉쇄' 때문이 아니다"라며 쿠바 정권이 "고통의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이 전기, 연료, 식량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 나라를 장악한 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착복하고도 그 돈을 국민을 돕는 데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쿠바 군부 연계 기업 가에사(GAESA)가 아닌 자선단체 등을 통한 "1억달러 규모 식량 및 의약품 지원"을 제안하며 "새로운 쿠바"의 "유일한 걸림돌"이 쿠바의 현 지도부라고 강조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기소가 "어떤 법적 근거도 없는 정치적 술책"이며 "오직 쿠바에 대한 군사 침공이라는 어리석은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5월1일 쿠바 아바나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노동절 행사에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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