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 이기는 정권 없다' 발언에 당내 친명(親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반발, 정 대표와 해당 발언에 대해 "야당에서 나와야 되는 표현", "정치인도 떨어지면 끝"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 대표의 경쟁이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를 주축으로 한 반청(反정청래) 기류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정 대표의 "민심 이기는 정권은 없다" 발언을 두고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 "표현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가 늘상 하는 정치적 레토릭 아닌가"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부원장은 특히 정 대표의 이번 발언과 6.3 지방선거 결과를 한 데 묶어 "선거에서 이겼다는 (지도부의) 평가가 맞지가 않다. 선거는 분명히 패배라고 본다"며 "그런데 선거를 총괄해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당대표께서 정권은 짧다? 이런 표현은 정말 야당에서 나와야 되는 표현"이라고 정 대표를 비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이런 발언이 우리 당대표 입에서 나와서 상당히 많은 비판이 일고 있다"며 "저는 그 비판이 맞다고 보고 저런 발언은 정말 부적절했다, 정말 대단한 실언이다, 이렇게 생각된다"고 거듭 지적했다.
앞서 정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밝혔지만, 이어 추가 발언을 통해선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등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에 정치권에선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 결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 대통령에게 사실상의 '반발' 의도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전 부원장은 이를 두고도 "그런 의도라면 그 의도에 앞서서 (선거에 대한) 당대표의 책임을 분명히 본인이 스스로 지셔야 한다"며 "그러고 나서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해야지, 당대표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권은 짧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 최고위원회의는 사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첫 번째 회의였다", "거기서 정말 진솔한 사과와 반성 이런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며 "그런 의미의 이야기는 나왔었지만 (정권 발언이) 다 덮어버렸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원장은 "다 덮이고 저렇게 '정권은 짧다'라는 야당 대표, 마치 옛날에 재야 지도자가 했던 그런 류의 멘트가 나온 것"이라며 "상당히 아쉽다. 잘못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부원장은 지방선거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되는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 추진과 관련해서도 "결과론적인 이야기인데 저는 처음부터 '공 취소', 이 단어를 쓰면 안 된다고 그랬다"며 "법안 이름에다가 왜 공소취소 이걸 집어넣나. 당 지도부가 왜 있나. 그런 걸 조절을 해줘야지 않나"라고 말해 정청래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대표 발언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인가' 묻는 질문에 "그렇게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얘기는 사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의사를 표로 준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의 발언을 지방선거 책임론으로 맞받은 것.
김 의원은 "국민들이 (투표로) 경고하고 '이런 부분들을 성찰하고 겸허히 되돌아봐라' 이런 것을 지방선거 결과로 줬잖나"라며 "당에서 하는 말과 의사결정 자체가 민심과 틀려졌을 때 문제가 항상 있잖나. 그래서 선거를 항상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패배에 가까운 지방선거 결과를 낸 정 대표가 '민심'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정 대표가 사실 대표로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한 평가들은 냉정하게 필요하다"며 "정 대표의 진퇴라든지, 아니면 다음 당권의 출마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마 당원과 국민이 할 것"이라고 했다. 6.3 지방선거로 확인된 '민심'을 근거로 정 대표의 진퇴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을 두고는 "정치인의 정권도 짧지 않은가"라며 "정치인도 떨어지면 끝"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친명계 문진석 의원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정 대표 발언을 인용하며 "집권여당 대표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우리당의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썼다. 문 의원은 앞서 김병기 전 원내대표 재임 당시 원내운영수석대표를 지내며 정청래 지도부와 호흡을 맞춘 인물이기도 하다.
당에선 지방선거 책임론에 이어 발언 논란까지 겹쳐지며 정 대표에 대한 비토 기류가 점차 당 주류 의견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전날엔 그간 정 대표에 우호적이던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마저 "정청래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책임을 지고 불출마 선언을 해라, 이렇게 촉구한다"고 공개적인 사퇴 요구를 전했다.
박 의원은 10일 문화방송(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70%에 가까웠던 것이 어제 오늘 급락해서 데드크로스(Dead-cross)다. 부정 평가가 더 많다. 민주당의 지지도도 국민의힘 지지도가 1.8%가 더 높다. 이런 사태를 보고도 민주당 지도부가 함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가 이 대통령 하나 보고 있었는데 70%에 가깝던 지지도가 데드크로스, 부정 평가가 더 많아지는 일부 여론조사를 보고도 (지도부가) 아무 소리 않고 있다"며 "이건 강 건너 불난 게 아니라 민주당사에 핵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이걸 보고 가만히 있나. 저는 양심에 털 났다고 본다"고 거듭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역사 속에서 단결하면 승리했고 분열하면 패배했다", "우리가 지금 마음을 가다듬고 해야 할 것은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고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야겠다는 다짐과 결의"라는 등 '단결'을 강조하며 수습을 시도했다.
정 대표는 특히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 어제(10일) 저는 이 대통령의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재차 강조하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우리가 합심 단결해야 한다",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다"라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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