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가시화, 인권증진, 자긍심 고취 등을 위해 열리는 서울 퀴어퍼레이드가 올해도 어김없이 개최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3일 서울 중구에서 제27회 서울 퀴어퍼레이드를 열었다. 이번 퀴어퍼레이드의 구호는 "교집합 : 다름을 연결로"였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차이를 지우지 않고 만나며, 이를 통해 혐오를 물리치자는 바람을 담았다.
개막 선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홀릭(활동명)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부치 레즈비언(상대적으로 남성적 성향을 보이는 레즈비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혐오와 차별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지켜온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는 우리의 존재를 부정하려 하고, 우리의 권리를 뒤로 미루려 하고, 우리의 삶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내려 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사라지지 않았고 서로를 찾아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홀릭 위원장은 "혹시 지금 지쳐 있는 분이 계시면 말하고 싶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세상이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려 해도 우리는 서로를 기억하겠다. 누군가 당신에게 틀렸다고 말해도 우리는 당신이 있는 그대로의 소중한 존재임을 안다"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여기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낼 것"이라며 "그러니 오늘만큼은 마음껏 웃고 즐기고 서로 응원하자. 여러분의 존재 자체가 자랑스럽고 아름답다"고 강조한 뒤 개막을 선언했다.
이후 오는 26~28일 서울 노원 더숲아트시네마에서 제26회 한국퀴어영화제에 대한 설명과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을 한 이들은 '퀴어페미니스트 댄스 공간' 루땐, '비영리 연대 공연팀' 레인보우오하나, 밴드 아하나 등이었다.
평화운동단체 피스모모의 진선 이사는 "사회는 어떤 존재는 애도하고 돌볼 가치가 있다고 여기면서, 다른 존재는 그렇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며 "그 선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게 전쟁이라면, 일상에서는 퀴어의 삶에서 또렷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집, 거리, 직장, 병원 등 모든 곳에서 퀴어가 안전하지 않다면 그 사회의 평화는 모두의 것이 아니다"라며 "보호받을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를 나누는 이분법을 해체하고, 모두가 안전해질 그날까지 힘쓰겠다"고 밝혔다.
자신도 성소수자라고 밝힌 모(활동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소수자위원장은 성소수자 청소년의 73%(국가인권위원회 조사), 성소수자 교사의 74%(전교조 조사)가 학교에서 차별을 겪었다는 조사를 인용하며 "안전해야 할 학교가 성소수자 학생, 교사에게는 차별적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성소수자 인권교육을 실시한 앨라이(당사자는 아니나 성소수자와 협력하는 사람) 교사가 혐오세력의 민원 공격을 받는 것을 보며 학교는 앨라이에게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걸 깨닫는다"며 "전교조 성소수자위는 학교의 성소수자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며 빛날 수 있을 때까지 무지개 확성기를 들고 더 크게 외치겠다"고 다짐했다.
무대 주변에는 성소수자 단체 외에도 녹색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부스를 차려 퀴어퍼레이드에 함께했다. 프랑스·호주·벨기에 등 주한 외국 대사관과 영광제일교회, 카톨릭퀴어연구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단체들이 차린 부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차려진 부스는 70여 개였다.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은 무대 행사 뒤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주장하며 을지로입구역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보수 기독교 단체인 '거룩한방파제'는 이날 낮 1시부터 서울 중구 일대에서 맞불 집회를 열어 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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