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및 경영진, 스타벅스코리아 전체 직원이 '탱크데이' 사태 대책으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받기로 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정 회장의 이념적 언동에 대한 반성, 5.18민주화운동 관련 2차 가해에 대한 적극적 대책 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17일 이마트 부문 계열사 임원 전원과 스타벅스 코리아 본사 직원들이 오는 17일 사내연수원인 신세계남산에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받는다고 15일 밝혔다. 정 회장은 오는 24일 사장단 회의에 앞서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교육을 받는다.
이에 더해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전국 매장의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당일 출근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휴무인 직원은 이후 개별적으로 영상 교육을 시청할 예정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모든 매장이 한번에 영업을 종료하는 일은 1999년 개업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마케팅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재발방지를 위해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리스트를 통해 공공 기념일이나 추모일 의미와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특정 집단을 공격하거나 혐오하는 의미로 해석될 표현은 없는지 등을 진단한다.
기존 기획 단계에서는 주로 위법성과 브랜드와의 적합성을 따졌다면, 이제부터는 '역사, 기념일, 정치, 재난, 군사, 젠더, 폭력, 혐오표현' 등도 사전에 살핀다는 취지다.
또 스타벅스코리아는 마케팅 콘텐츠를 실행하기 직전 담당 부서는 물론 품질·법무 등 부서장이 최종 검토를 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어떤 콘텐츠를 누가 최종 승인하고 누가 어떤 의견을 냈는지 등에 대한 기록도 관리한다.
이에 대해 의미있는 결정이나, 보다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고재대 5.18 기념재단 사무처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문을 닫아가면서 교육까지 하겠다는 것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실무자들이 잘 몰라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처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이 사안을 일부 사내 구성원들의 문제로만 보는 게 아니라 경영진들의 복합적인 문제 속에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며 "때문에 이번 대책이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으로 실효성 있을지, 또다시 같은 참사가 벌어지면 결정권자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스템인지 고민된다"고 부연했다.
고 처장은 특히 "이번 사태를 이례적인 문제라고 보기에는 의사결정권자인 정 회장이 지난 시기 여러가지 깊이 생각지 못한 이념적 언동들이 있었고 이것이 스타벅스코리아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에 대해 정 회장이 자기 책임을 말하고 적절한 사과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책 마련 과정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사과와 성찰이 배제된다면 보여주기식 처방으로밖에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5.18 단체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사과와 경위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처장은 '탱크데이' 사태 이후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혐오 표현이 퍼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스타벅스코리아는 자신들이 직접 한 게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자신들로 인해 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스타벅스 브랜드가 혐오표현의 도구로 사용되는 일을 거부하는 선언 등 자기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떠한 입장을 표현하지 않아 아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후 대책들에서 2차 가해 방지 등 진정성 있는 의미들을 담아낼지 지켜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