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를 두고 친청(親정청래)계와 친명(親이재명)계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김 총리와 정 대표의 동선이 같은 행사장에서 불과 1분 차이로 갈라져 눈길을 끌었다.
김 총리는 15일 오후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을 찾았다. 해당 행사장엔 정 대표 또한 축사를 위한 참석이 예정돼 있어, 차기 전당대회 경쟁자인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모였다.
다만 이날 예정됐던 김 총리의 축사가 취소됐고, 이에 김 총리는 행사 시작 전 일부 참석자들과 가볍게 악수를 나눈 뒤 오후 1시 58분께 행사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채 1분이 되지 않아 정 대표가 행사장에 입장했지만, 김 총리는 이미 본인 차량에 탑승한 상태였다.
당초 예정됐던 김 총리의 축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기념식에 서면 축사를 보내오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기념사에 앞서 "대통령께서 축사를 했기 때문에 (김 총리가) 양보를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행사장에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고, 예정됐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축사 역시 같은 이유로 생략됐다. 다만 조정식 국회의장과 정 대표 등 국회·정당 측 내빈들은 예정대로 축사를 진행한 후 행사 종료 시 강 비서실장과 함께 퇴장했다.
최근 당내에선 정청래 지도부의 친청계 인사들과 김 총리 지지세가 강한 친명계 인사들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전날 SNS를 통해 '내각 총사퇴'를 언급했던 친청계 박규환 최고위원은 이날도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재차 "당은 당의 일에, 내각은 내각이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 "국무총리를 필두로 모든 국무위원과 공직자들은 복무 기간을 바로 세우고 각자의 소임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김 총리를 에둘러 겨냥했다.
지도부 간의 거친 충돌이 일었던 지난 12일 광주·전남 현장최고위에선 친청 문정복 최고위원이 "대통령 순방 중 국가를 대리하는 책임자가 연 이틀이나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사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김 총리에게 날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전날 조승래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평가위원회 활동과 관련 "선거 과정 속에서 있었던 정부 인사들의 메시지, 행보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포함해서 평가해야 된다"며 김 총리의 '당권 행보'를 언급하면서 당내 갈등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조 사무총장은 "지선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종료되는 시점에 차기 당권과 관련해 나온 여러 기사가 있다"며 "그런 것들이 적절했는가 (평가해야 한다)"고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김 총리의 당권 행보가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에 친명계 인사들이 대거 반발한 것.
친명 이건태 의원은 조 사무총장 발언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현 지도부는 선거 평가와 반성보다 당권 경쟁에 집중하는 건가"라고 비판하며 "정청래 대표와 지도부는 즉각 사퇴하라"고 정청래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현직 당직자인 김지호 대변인도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방선거는 정부가 치르는 선거가 아니라 민주당이 치르는 선거", "선거의 책임은 선거를 치른 정당에 있다"며 조 사무총장의 '정부 인사 평가' 지침에 반발했다.
이와 관련 강준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평가의 요소는 기계적 요소나 정책적 요소나 정무적 요소가 다 반영돼야 하지 않나"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말씀드린다"고 수습을 시도했다.
이날 6.15 기념식 행사장에서 정 대표와 김 총리의 조우 장면이 관심을 끈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지만 결국 두 사람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특히 김 총리의 경우, 자신이 축사를 하지 않더라도 행사에 참석해 이 대통령의 축사를 듣거나 다른 내빈들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행사 시작 전 먼저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강훈식 실장이 대독한 기념식 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대화의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겸허히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한 때의 어려움에 실망하거나 주저 앉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남북대화 재개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며 "소통과 공존, 협력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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