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가 아닌 부모가 미국에서 출산을 할 경우 그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으려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미 연방대법원에 의해 위헌 판결을 받자, 임신한 여성의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대법원에서 출생 시민권 (속지주의에 따른 시민권) 소송에 패소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과 마가(MAGA) 세력들은 재빨리 새로운 계획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바로 임신한 외국 여성의 미국 입국을 막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6월 30일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없거나, 일시적으로만 거주할 수 있는 부모를 둔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으려 한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다수 의견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헌법의 약속이 위와 같은 자녀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매체는 "판결 직후, 보수 매체 '페더럴리스트(Federalist)'의 설립자 숀 데이비스 같은 마가 세력들은 미국이 임신한 외국인 여성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며, 행정부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 아이디어가 흘러나왔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또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 방송 폭스뉴스의 제시 워터스와 인터뷰에서 비시민권자에게서 태어난 자녀가 미국 시민권자가 되어 사회 안전망에 접근할 수 있다면서 "임시 입국이라 할지라도 누구를 나라에 들여보낼지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입국자를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에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매체에 보낸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천적 미국 시민권의 가치를 보호하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으며, 이것이 어제 판결 이후 의회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는 원정 출산(birth tourism) 알선 단속 수사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시민권을 수호할 많은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법무부도 이에 따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콜린 맥도널드 법무부 차관보는 소셜 미디어에 "미국의 형법은 이미 이러한 이른바 '원정 출산' 알선 행위에 내재된 (불법) 행위들을 금지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이러한 알선 행위의 상당수는 여행 목적이나 체류 기간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허위 비자 신청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원정 출산과 관련해 "정부가 외국인 방문객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수를 추적하지 않지만, 외부 추정치에 따르면 이 수치는 연간 2만~2만 6000건 사이"라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5년 미국에서 360만 명의 아기가 태어났으므로, 원정 출산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국립여성법률센터(NWLC)의 임신중절 정책 담당 수석 디렉터인 케이티 오코너는 "누가 임신했는지, 임신 몇 주 차인지에 대한 데이터가 주 정부는 물론이고 연방 정부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 구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어떤 여성이 임신했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꼬집었다. 오코너 디렉터는 "사람들에게 임신 여부를 묻는 것 간단할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일 수도 있다"라며 "지금 정부가 어떤 방식을 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매체는 미국 헌법에 근거한 '출생지에 따른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지금 미국 월드컵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할 수 없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 팀에는 출생시민권이 없었다면 미국을 대표할 자격이 없었을 여러 선수가 포함되어 있다. 개막전에서 팀 골의 절반을 터뜨린 스트라이커 폴라린 발로건이 포함된다"라고 전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존 G. 로버츠 주니어 대법원장이 작성한 다수 의견서에 미 헌법의 시민권 조항에 대해 "혈통이 아니라 토지(출생지)"가 시민권을 결정한다는 초기 미국 및 영국 법의 원칙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 의견에서는 이를 "그때나 지금이나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 즉 우리의 정치 공동체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였다"라며 "수정헌법 제14조의 제정자들은 이 약속을 '이 땅에서 자유롭게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로 확장했다. 우리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킨다"라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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