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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 형식적 검토 아냐" 엄포에 '각자도생'? 캐나다, 韓 포함 '안보 기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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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 형식적 검토 아냐" 엄포에 '각자도생'? 캐나다, 韓 포함 '안보 기금' 추진

"중견국 동맹" 강조한 캐나다 총리, 한국과 유럽 포함한 '국방·안보·회복력 은행' 추진…나토 정상회의서 본격 논의할 듯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이 유럽에서의 미군 주둔을 추가적으로 줄이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캐나다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 및 한국 등 중견국들과 방위를 위한 별도의 기금을 마련하려는 계획을 주도하겠다고 밝혀 오는 7~8일(이하 현지시간)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 조정을 추진했지만 백악관에 보고된 후 계획을 철회했다"라며 "그는 지난달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최고 군 지휘관 회의에서 충격적 발표를 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헤그세스 장관이 당시 회의에서 "유럽 주둔 미국의 병력을 추가로 감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힐 예정이었다"며 "여기에는 폴란드에 파병 예정이었던 기갑여단 배치를 취소한 것과 루마니아에서 철수한 보병여단보다 더 큰 규모의 감축안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 계획은 마르코 루비오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에게 보고된 후 무산됐다"며 "대신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최대 6개월에 걸쳐 유럽 주둔 미군 태세에 대한 검토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와 관련 백악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전쟁부에 문의하라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숀 파넬 전쟁부 대변인은 신문에 "헤그세스 장관은 자신의 메시지가 대통령의 목표및 의제에 부합하도록 했으며, 대통령의 결정권을 방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은 미국 행정부가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의 속도와 규모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음을 시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보기에 방위비 지출이 부족하거나 이란과 전쟁을 지지하지 않은 나토 회원국들을 제재하겠다고 언급해 왔지만,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제안과 강경한 연설은 동맹국들과 의원들, 심지어 일부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까지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신문은 "미군 병력 규모와 동맹국들의 군사비 지출은 다음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토 정상들이 만날 때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나토 관계자들은 앙카라 정상회담이 미국과의 연대를 보여주고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장이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심지어 나토 측은 내년 알바니아에서 열릴 예정인 정상회담 개최를 폐기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가 유럽에서 주둔하는 군을 감축하려는 배경에는 유럽 방위는 유럽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 본인 계정에 "미국은 나토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지만, 그에 따른 이득은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신문은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 5월 폴란드에 기갑여단 배치를 취소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헤그세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왜 소중한 동맹국을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지 물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는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에 5000명의 병력을 파병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추가 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해외 미국 배치를 축소한다는 흐름이 변경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헤그세스 장관과 엘브리지 콜비 정책담당 차관이 이를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고, 헤그세스 장관 역시 6월 나토 회의에서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번은 형식적인 검토가 아닐 것"이라며 "이번 검토는 나토가 더 빠르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유럽이 유럽 방위의 주된 책임을 맡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기위해 설계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역시 미군 배치 축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영국은 이란 공격에 사용된 미군 장거리 폭격기를 위해 기지를 제공했지만, 스페인은 이란 공격을 위해 자국 시설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다. 독일 총리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략을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초 유럽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독일에서 미군 철수를 위협했다"며 유럽의 이러한 대응이 헤그세스 장관의 구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짚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주 방위군과 함께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 태스크포스" 출범식을 주최하고 있다. ⓒ UPI=연합뉴스

미군이 유럽을 비롯해 동맹국 방어에 발을 조금씩 빼려는 모습을 보이자 캐나다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국방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이를 통한 집단 방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2일 <로이터> 통신은 "캐나다의 다자 간 금융기관 설립 추진을 총괄하는 수석 대표이자 캐나다 사업개발은행(BDC, Business Development Bank of Canada) 최고경영자(CEO)인 이자벨 위동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국방은행의 창립 회원국 약 10개국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올해 자신이 주장해 온 '중견국(middle powers) 동맹' 구상의 일환으로 '국방·안보·회복력 은행(DSRB, Defence, Security and Resilience Bank)'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는 전통적인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분열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DSRB라 불리는 이 은행의 목적은 "최대 1000억 파운드(약 1330억 달러)의 저리 자금을 조달해 동맹국들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위동 수석대표는 초기 참여국에 캐나다를 제외하면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반"이라고 말했는데, 자본 출자 규모 등을 둘러싼 동맹국들과의 최종 협상 결과에 따라 발표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프로젝트는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나중에 합류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통신은 재정경제부가 이전에 해당 제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적이 있다고 전했다. 위동 수석대표는 현재로서는 주요 7개국(G7) 국가들 가운데 가입에 근접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위동 수석대표는 "(마크 카니)총리는 이 구상을 시작하기 전에 완벽함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선 창립 회원국이 될 준비가 된 나라들을 먼저 모으고, 이후에도 회원국 가입은 계속 열어둘 것이라는 뜻"이라며 설립을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DSRB가 주요 참여국들에게 경제 규모에 비례하여 자본금을 납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동 수석대표는 "자본 조달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는데, 비례 분담 방식에 따라 캐나다는 최대 15억 유로(17억 달러)를 부담하고, 소규모 국가들은 5억 유로에서 7억 5000만 유로 사이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이 통신에 전했다.

캐나다 재무부 공보비서관 존 프라고스는 "우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지만,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고 말하면서, 이 은행의 장점은 "널리 이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현재까지 캐나다 외에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룩셈부르크뿐이며, 룩셈부르크는 은행의 유럽 거점이 될 예정"이라며 "카니 총재는 금요일에 구체적인 국가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상당수의 국가들이'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영국의 경우 DSRB 가입을 꺼려왔는데, 네덜란드, 핀란드와 함께 이미 지난 3월 MDM(Multilateral Defense Mechanism)으로 알려진 자체 방위 재정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기 때문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두 소식통은 통신에 이 프로젝트와 DSRB를 연계하거나 합병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차기 영국 총리와 DSRB에 대해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위동 수석대표는 "우리는 런던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오늘날 런던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의미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통신에 따르면 독일은 이전에 DSRB 참여에 거리를 두었지만, 재무부 대변인은 이후 옵서버 자격으로 협상에 참여했으며 결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G7 국가인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페인, 튀르키예,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이 해당 제안들을 분석했으며, 튀르키예 외무부는 참여 여부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튀르키예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밴쿠버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AP=연합뉴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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