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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이병태에 일침 "자유와 방종도 구별 못해…발탁 자체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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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이병태에 일침 "자유와 방종도 구별 못해…발탁 자체 잘못"

"남에게 해 끼치는 행위는 자유 아닌 방종…어른이라면 어린 세대 잘못 나무라야"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5.18이 성역이 됐다", "북한의 모습"이라며 배재고 야구부 징계에 반대한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대학교수까지 한 사람이 자유와 방종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발탁 자체가 잘못"이라고도 꼬집었다.

이 교수는 지난 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며 "이 부위원장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종을 표현의 자유로 둔갑시킴으로써 진정한 자유의 수호자여야 할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쳐 버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배재고 야구부원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말이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린 광주 시민들에게 상처를 입힐 것임을 모를 리가 없다"며 "이런 몰지각한 발언은 방종의 한 예일 뿐, 정당하게 보장되어야 하는 표현의 자유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이나 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나라의 총리급 고위 인사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그런 몰지각한 행동을 두둔하고 나섰다. 고위 공직자가 자유와 방종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그런 상식 이하의 주장을 했다는 것 그 자체가 아연실색할 일"이라며 "청와대가 부랴부랴 그에게 엄중한 경고를 날렸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구정물의 악취를 제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철없는 어린 친구들이 물정을 잘 모르고 저지른 잘못이니 어른들이 선처를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아픔이 많은 광주 시민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될 수 없는 명백한 잘못"이라며 "어른이라면 어린 세대의 그런 잘못을 준엄하게 나무라고 다시는 그런 몰지각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말리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그는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저서 <자유론>을 인용하며 "광범한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밀도 단 하나의 예외는 인정했다. 즉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만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단서를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유와 방종을 구별하지 못하는 그(이 부위원장)는 '자유'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며 "그가 말하는 자유가 충만한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탄했다.

그러면서 "지식인을 자처하는 사람이 보이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그저 한심스러울 따름"이라며 "내심 배재고의 망언에 동의하니까 문제가 될 것 없다는 망언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솔직히 말해 나는 이재명 정부가 그를 발탁한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보았다. 아무리 통합과 실용의 인사라 하지만 그처럼 극우적인 언행을 서슴없이 해왔던 인사를 총리급의 고위 인사로 발탁한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이 그 단적인 예지만 그는 팀플레이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인물로 드러났다. 나만 잘났다는 그의 독불장군식 행보는 이 정부에 극도로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며 "애당초 그를 발탁한 것이 철저한 실책이었다는 것을 지금은 깨닫고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부위원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을 한 배재고 야구부에 출전 정지 6개월 징계가 내려진 데 대해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수용이 안 되고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 그들에게 잘못을 성찰할 수 있게 하는 '교육적' 해결 방안으로 이게 최선인가"라며 "이 모습은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청와대도 "부적절한 처신"이라 경고하자, 이 부위원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학생들의 구호가 아니라 그들의 처벌이 광주민주화 운동의 조롱과 폄훼라고 믿는다"고 재차 주장했다.

한편 배재고 야구부 학생선수 36명 전원과 일부 학부모, 교사 등 80여 명은 6일 오후 광주일고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이후 이들은 5.18민주묘지로 함께 이동해 묘역에 참배할 예정이다.

배재고 학생선수들은 지난달 29일 광주일고 선수들과의 경기 도중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외쳐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배재고 선수들은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29일 고교야구 대회에서 서울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상대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지역 비하를 연상시키는 구호를 외쳐 논란이 일고 있다. 출처 : X 캡처.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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