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또 다시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위협과 함께 유럽 국가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들을 향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난하며 또 한 차례의 공습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미국 방송 CNN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어젯밤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했고 아마 오늘 밤에도 다시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그동안 그들은 중동의 골목대장 노릇을 해왔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은 모든 것에 동의해 놓고는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그런 얘기는 나눈 적도 없다고 말한다"라며 "그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저 사람들은 뭔가 문제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란 정권에 대해 "불쾌하다"라면서 "오늘밤 강력하게 타격할 수도 있지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 번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란에 대한 공습이 "엄청난 충격"을 이란에 줬다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하기는 싫지만 발전소들, 해수 담수화 시설 등 필요하다면 우리가 다 날려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 등 주요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해 왔다"며 "이는 전쟁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상선에 대해 공격을 계속할 경우 "봉쇄를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 "봉쇄는 이란에만 적용될 것이며 다른 나라들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사망한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 기간 동안 "일시적 휴전"을 요청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하메네이 장례식에 가야 한다며 일시 휴전을 요청했고,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더니 그들은 미사일을 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미국의 목표는 비핵화라면서 "협상이 성사될지조차 모르겠다. 협상 없이도 가능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게 더 쉽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으나 협상 없이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이란에 대해 전날에 이어 또 다시 공습이 가능하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덴마크 등 기존에 갈등을 보여왔던 유럽 국가들과 또 다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방위비를 증액하지 않고 있고 이란과 전쟁 시 군사기지를 이용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둔 듯 이날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에게 "스페인은 어떤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나라를 떠받쳐줘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나는 그들(스페인)과 어떤 무역도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통신은 "스페인이 나토의 새로운 국방비 지출 목표인 GDP의 5%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베선트 장관에게 무역 중단을 지시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처리해라. 그들과는 말도 하지 마라. 그들은 구제불능이다. 나쁜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우리와 거래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스페인 측은 이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평소와 다름없는 일"로 받아들인다면서 워싱턴과 "훌륭한" 관계를 바꿀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또 스페인 총리실은 스페인이 미국과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경제관계는 정부보다 민간 기업에 의해 구축됐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개별 EU 회원국을 제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U는 스페인과 무역을 단절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EU와 맺은 무역 합의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 올로프 길은 "지난해 미국은 우리와 공동성명을 체결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우리가 우리의 약속을 이행해 온 것처럼, 미국도 그 공동성명에 따른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행위원회는 언제나 유럽연합과 모든 회원국의 이익이 완전히 보호되도록 할 것이다. 또한 모두의 이익을 위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상호 호혜적인 대서양 횡단 무역을 지속적으로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에 불만을 표한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해서도 또 다시 미국이 장악해야 한다는 무리한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7일 튀르키예에 도착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그린란드를 "덴마크가 아닌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의 거부가 "나토와의 관계를 악화시킨 원인"이라고 주장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8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절대 팔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모든 동맹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그린란드 주민들의 자결권을 존중해 주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주권 국가이며, 모든 국가가 우리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존중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의 공격이 있을 경우 덴마크는 "자국 영토를 포함한 나토의 모든 영토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나토 동맹국들이 서로를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모든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나토 상호방위 조약에 근거하고 있는 미국의 역할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토 조약 제5조에는 회원국 중 어느 한 국가가 무력 공격을 받으면, 이를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 방위를 실시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고려했을 때 실제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여기에 관여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서 미군을 뺄 수도 있다고 말한 것 역시 이같은 의문을 더 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직면한 덴마크와 같은 나토 회원국 입장에서는, 미국으로부터 공격받을 가능성까지 마주하면서 (다른 국가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는 약속이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전 나토 고위 관리인 카미유 그랑 유럽 항공우주·방위산업협회(ASD)의 사무총장이 “원래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라는 삼총사(Three Musketeers)식 약속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지킨다는 것이 전제였다"며 "그런데 이제는 적어도 최근 역사상 어느 대통령 때보다도 의문이 많아진 상황이 됐고, 이것이 유럽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외교관은 신문에 현재 미국과 유럽의 문제는 무기가 아닌 신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를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심리적 믿음이 사라진다면, 그 (무기) 자산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이전과 달리 열려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에 대한 지원을 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패트리어트를 비롯해 토마호크 등 온갖 훌륭한 무기들을 만드는 기업들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당신들에게 이것들을 만들 수 있는 라이선스(면허)를 줄 생각인데, 꽤 멋진 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우리가 무기를 주지 않는다고 당신들이 불평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당장 방어 시스템이 필요한데, 새로 자체 생산을 개발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꽤 빨리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본토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확전이지만,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만날 것이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곧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과 이후 통화를 가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