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12월 21일 23시 01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의사가 '일부러' 비싼약 처방해도 따라야 하는 이유는? '성분명 처방' 의무 없어서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약국 앞에서: 성분명 처방하는 영국, 제품명 처방하는 한국
런던의 어느 병원. 의사가 처방전을 건넨다. "아모시실린(Amoxicillin) 500mg, 하루 세 번 드세요." 환자는 약국으로 간다. 약사는 선반을 훑어보고 가장 저렴한 복제약(제네릭)을 꺼낸다. 환자는 5파운드를 낸다. 끝. 서울의 어느 병원. 의사가 처방전을 건넨다. "오구멘틴정 500mg, 하루 세 번 드세요." 환자는 약국으로 간다. 약사는
김성수 <함석헌 평전> 저자
이윤과 양심은 양립할 수 있다! 초콜릿과 활자로 영국을 흔들다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조셉 프라이, 달콤한 혁명가 그리고 활자가 된 신념
18세기 영국의 거리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혼란스러웠다. 술에 취한 노동자들이 거리를 비틀거리고, 아동들은 공장에서 하루 14시간씩 일했으며, 부유층은 그저 자기 재산 불리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계몽주의는 지식인들의 살롱에서나 떠드는 말장난이었고, 실질적인 사회변화는 요원했다. 그런데 이 혼돈의 시대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의사 출신으로
마르크스-엥겔스 혁명이론의 숨은 공저자, 리지 번스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철학자를 가르쳤던 혁명이론의 뿌리
역사책을 펼치면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1895)의 이름이 금빛으로 빛난다. 하지만 그 빛나는 이론의 뒤편, 맨체스터의 매캐한 공장 굴뚝 아래에는 한 아일랜드 여성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리지 번스(Lizzie Burns, 1827-1878). 세계를 뒤흔든 혁명 이
영국 왕립학회 최초 여성회원이 감옥에 갔다…왜?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캐슬린 론즈데일, 결정(Crystal)학자이자 평화주의자
1903년 아일랜드의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난 캐슬린 론즈데일(Kathleen Lonsdale, 1903-1971)은 열 명의 자녀 중 막내였다. 아버지는 술주정뱅이 우체국장, 어머니는 네 명의 자식을 잃은 뒤 여섯 아이를 이끌고 영국으로 도망쳤다. 20세기 초 여성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결혼, 수녀원, 혹은 가정교사.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어야 정상이다. 하
로버트 서우디, 이상주의 청년이 보수 어용 문인으로 변절하다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혁명가에서 체제의 시인으로 변신한 낭만주의자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계관시인 로버트 서우디(Robert Southey, 1774-1843)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으로, 무려 30년간(1813-1843) 계관시인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날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동료 시인이었던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 1772-1834)와
총소리 너머 들린 목소리, 코더 캐치풀의 양심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상사의 명령에 '아니오'라고 말한 남자
1916년, 영국 군사법정에 한 남자가 섰다. 레스터 출신 기계공 토마스 '코더' 페티포어 캐치풀(Thomas 'Corder' Pettifor Catchpool, 1883-1952). 그는 판사 앞에서 말했다. "저는 총소리 너머의 부름을 들었습니다." 이 한 문장으로 2년 강제노역형을 선고받았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시작된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가게 하나가 세상을 바꾸다, 찰스 하워스와 로치데일의 기적!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28명이 1파운드씩 모은 협동조합의 시초
가난한 베짜기가 꿈꾼 혁명 1844년 12월 21일, 동짓날 저녁이었다. 영국 북서부 멘체스터 로치데일의 두꺼비 골목에 있는 허름한 가게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 진열대에 놓인 건 버터 몇 덩어리, 설탕, 밀가루, 오트밀 한 자루, 그리고 촛불 몇 개. 가스 회사가 공급을 거부해서 이 촛불로 가게를 밝혀야 했다. 웃음거리였다. 자본가들은 코웃음 쳤
초콜릿 재벌의 사회주의 실험, 캐드버리와 본빌 공동체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초콜릿 뒤에 숨은 사회개혁가 엘리자베스 메리 캐드버리
초콜릿 하나 집어 들 때, 우리는 그저 달콤함만 생각한다. 하지만 19세기 말 영국에서는 초콜릿 한 조각에 평등과 복지의 꿈이 녹아 있었다. 그 중심에 엘리자베스 메리 캐드버리(1858-1951)라는 여성이 있었다. 93년을 산 이 분은 초콜릿 재벌과 결혼했지만, 부자집 마님 노릇은 거부하고 평생을 사회개혁에 바쳤다. 본인부터 금수저를 거부한 귀족 출신
뮤지컬 <캣츠> 원작자, 미국인이 영국문학의 대부가 된 사연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영국문학의 마지막 거장, T.S. 엘리엇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1888-1965)이라는 이름을 들어봤나? 아마 대부분은 "처음 듣는데?" 할 테지만, <캣츠>라는 뮤지컬은 알 것이다. 바로 그 고양이들의 정신적 아버지가 이 양반이다.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이 사내가 어쩌다 영국 문학의 거목이 되어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고, 심지어
초콜릿으로 세상을 바꾼 남자, 존 캐드버리 이야기
[김성수의 영국이야기] 달콤함 뒤에 숨겨진 쓴 현실
초콜릿을 먹으면서 사회개혁을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19세기 영국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초콜릿은 귀족들이나 즐기는 사치품이었고, 공장 노동자들은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쥐가 들끓는 빈민굴에서 살았다. 그런데 한 남자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초콜릿을 만들면서 동시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요." 그가 바로 존 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