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헌법과 조선로동당 규약 개정을 통해 '남조선 혁명론'과 '통일전선' 등 이른바 '무력 적화 통일'에 대한 부분을 모두 삭제됐다는 것이 전문으로 확인됐다.
3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하 전략연)은 서울 중구 달개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19~25일 열린 제9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규약의 전문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북한은 2024년 6월 당 규약 개정으로 남한 및 통일과 관련한 내용을 삭제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전략연은 입수한 당 규약에서 지난 2024년 6월 제8기 10차 전원회의 당시 '당면과업', '북반부', '전국적범위', '남조선', '통일전선' 등이 전부 삭제됐었다면서 2국가론 관련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를 북한이 남한에 대한 무력 적화통일을 포기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일기 전략연 수석연구위원은 "당 규약상에는 명확히 남조선 혁명론과 무력통일이 삭제된 것이 맞다"라고 답했다.
그는 "당 규약과 헌법에서 (남한과) 적대적, 교전국 관계(라는 단어) 등을 삽입하거나 명문화하지 않았다. 북한 나름대로 소위 두 국가 원칙 하에 향후 평화적 남북관계, 접점 및 공간 등을 남겨 놓은 것 아닌가"라며 "국가 대 국가라는 남북관계는 관리해 나가고 (적대적 두 국가를) 명문화했을 때 있을 부담을 줄이면서 향후 남북관계의 공간을 남겨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월 22~23일에 진행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를 통해 개정된 헌법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 지난 5월 6일 이정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개정된 헌법에서 "적대적이라는 형용사 등의 표현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남북이 평화 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이라고 평가했다.
김일기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당 총비서 관련해 내용적으로 보면 권위주의적 측면이 강한데 한편으로 보면 당규약과 헌법이 일치하는 부분이 당 총비서와 국무위원장 권한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강화하는 방향"이라며 "미래 권력, 즉 후계자에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 최고지도자의 권능을 구체화해서 통치 규범에 반영한 것 아닌가"라고 짚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당 규약 26조를 보면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가 나오는데 제1비서는 총비서의 대리인이라고만 규정돼 있고 당을 영도한다고만 돼 있다"라며 "이러한 권한과 권능을 구체화하면서 지위 이전을 통한 후계의 순조로운 이양 등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 않나 싶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당 규약에는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주체사상에 기초하여 전일적으로 체계화된 혁명과 건설의 백과전서이며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투쟁속에서 그 진리성과 생활력이 검증된 혁명적이며 과학적인 사상"이라는 전문이 아예 삭제됐는데, 이를 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세습 지도자가 아닌, 새로운 100년을 여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광진 전략연 선임연구위원은 "김일성-김정일 후광으로 세습 체계를 공고히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를 넘어서는, 본인을 선대를 능가하는 수령으로 우상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이러한 선택에 대해 그의 출생에서 비롯된 '반항심'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의 생모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첫 번째 부인인 성혜림이 아닌 고용희다. 이를 두고 김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가장 큰 핸디캡이 출생의 비밀이다. 정실의 자식이 아니고 곁가지"라며 "김정은은 본처의 자식이 아니다. 그래서 3대, 4대 세습이 아니고 본인으로부터 새로운 100년이 시작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부인 리설주와 딸인 김주애(이름 추정)를 내세우는 것도 출생의 핸디캡으로부터 오는 반항심이나 감정의 표출로 보인다"라며 "김주애로 4대 후계 세습을 빨리 진행하려 하는 것은 후계자로서 당당하게 이른 시기에 세상에 노출시키고 준비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짚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