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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노동자가 하늘에 오른 이유, 그가 땅으로 내려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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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노동자가 하늘에 오른 이유, 그가 땅으로 내려와야 하는 이유

[고영기 택시노동자가 땅을 밟게] ① 정부가 마음만 있다면 땅으로 내려 올 수 있다

올해 3월 '택시노동자도 일한 만큼 월급 받자'고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실 앞에서 163일 넘게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리를 펼 수 없는 좁은 그곳에서 한여름을 보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고 곧 명절입니다. 고영기 노동자가 안전하게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담아 연재합니다. 편집자.

한 사람이 땅이 아닌 하늘에 매달려 있습니다. 다리를 제대로 펼 수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폭염과 비바람을 견뎠고, 이제 날씨는 다시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곧 명절도 다가옵니다.

고영기 택시노동자가 그곳에서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특혜가 아닙니다. 일한 만큼 임금을 달라는 것, 법이 정한 월급제를 제대로 시행하라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요구를 하기 위해 한 노동자가 160일 넘게 하늘 위에 있어야 한다면, 그 자체로 이 사회의 법과 제도가 어디에서 멈춰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공농성 중인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대림교통분회 사무장. ⓒ프레시안(최용락)

고영기는 왜 하늘에 올랐나

그가 하늘에 오른 이유는 너무나 소박합니다. 공짜노동을 그만하고 싶다는 것, 최소한 일한 만큼 월급받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택시발전법 제11조의2는 일반택시 노동자의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하도록 한 조항입니다. 택시노동자가 장시간 운전하고 대기하면서도, 서류상으로는 짧게 일한 것처럼 근로시간을 줄여 잡아 온 현장의 관행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습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택시월급제를 약속해놓고, 다시 그 약속을 후퇴시켰습니다. 개정안으로 면허대수의 40% 범위에서 주 40시간 원칙의 예외를 두고, 지역 시행도 다시 미룬 결과 공짜노동을 막겠다며 법을 만들어 놓고, 다시 공짜노동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약속해놓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것입니다.

택시발전법 제11조의2는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8조의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가 택시현장에 적용되는 현실에서, 그래도 주 40시간 아래로는 근로시간을 깎지 못하게 하자는 최소한의 방어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최소한의 방어선조차 지키기 어렵다, 지역 시행도 어렵다, 예외도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라면 답은 하나입니다. 택시노동자에게 더 이상 간주근로시간제를 적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택시노동자의 시간은 이미 기록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58조의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는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지금 택시노동자의 근로시간이 정말 산정하기 어렵습니까.

택시에는 운행기록장치가 있습니다. 택시미터 기록이 있습니다. 카드결제 기록이 있습니다. 배차기록과 호출기록이 있습니다. GPS 위치정보도 있습니다. 언제 차가 나갔는지, 언제 승객을 태웠는지, 어디서 대기했는지 확인할 자료가 이미 있습니다.

회사가 운송수입을 계산할 때는 이 기록을 모두 봅니다. 그런데 임금을 줄 때만 노동시간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돈을 받을 때는 노동의 기록을 쓰고, 임금을 줄 때는 노동의 시간을 지우는 것입니다.

운행기록이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지금, 택시노동자에게 간주근로시간제를 적용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습니다. 실제 노동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면, 실제 노동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부가 마음만 있다면 땅으로 내려 올 수 있다

간주근로시간제를 폐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을 정비해 택시운송업을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면 됩니다. 법의 공백 뒤에 숨을 일이 아닙니다. 불확실한 법원의 해석에 맡길 일도 아닙니다. 정부가 결단하면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택시노동자는 일하고 있습니다. 그 노동시간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법의 한계가 아니라 정부의 방치입니다.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합니다. '일한 만큼 월급 받자'는 이 당연한 요구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고영기 택시노동자가 땅에 안전하게 내려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택시노동자의 노동시간이 법 앞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그가 하루빨리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시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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