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주요쟁점인 '3조 2교대 근무의 4조 2교대 전환'은 건강을 해치는 야간노동을 줄이기 위해 노사가 이미 약속한 사항이고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 방안도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사에 약속 이행을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인천공항공사 시설·운영·보안 자회사 노동자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공항 파업 장기화, 책임과 해법을 묻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진호 인천공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2020년과 2022년, 인천공항공사와 3개 자회사는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한 임금저하 없는 4조 2교대 근무체계 전환 △공항 확장 등에 따른 필수인력 충원 △연속야간노동 근절 등 노동자 건강권 보장 △임금 및 복리후생 개선 등을 노조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합의는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공항의 안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였다"며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인 야간노동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이미 공공기관들에서 4조 2교대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 노동자에 대한 합의 이행을 수 년 간 미루며 책임을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 과로와 인력부족, 불합리한 교대제 속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지치고 다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부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올해 3~8월 동안에만 5명의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가 추락사, 화재 등 산재사고로 숨졌다. 다른 3명은 근무 중 쓰러져 뇌심혈관질환 진단을 받은 뒤 산재 신청을 진행 중이다.
같은 자료에서 지부는 인천공항공사가 "2025년 상반기 매출액은 1조 3469억 원으로 예상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상승한 수치라고 스스로 홍보한 바 있다"며 4조 2교대 전환에 필요한 재정여력이 충분하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4조 2교대제 개편은 위탁 사업비를 늘리는 안이 아니다"라며 "자회사 노사는 이미 임금삭감과 추가비용 없이 교대제 전환이 가능한 운영안을 함께 도출했다. 비용증가 없이 4조 2교대 전환이 가능하다는 실질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한 조에 8명씩으로 구성된 3조 2교대제를 한 조에 5명씩으로 구성된 4조 2교대제로 전환한 뒤 남은 4명을 두 개 조로 나눠 특수일근조로 운영하는 안을 예로 들었다. 두 방안에 필요한 인원 총원은 24명으로 같다.
마무리 발언에서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인천공항은 이미 4조 2교대 전환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도 공사와 정부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논의가 아니다. 약속의 이행, 공공의 책임을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인천공항지부는 지난달 1일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같은 달 13일 집중교섭이 시작됨에 따라 파업 형태를 간부 파업으로 전환했다. 이 교섭은 지난달 24일 결렬됐다.
다음날 지부는 노동자들이 돌아가며 파업에 참여하는 지명파업으로 파업방식을 확대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인천공항지부 정안석 지부장, 박대성 보안통합지회장, 이자형 설비지회장이 단식에 돌입했다.
이후 이날까지도 파업과 단식이 이어졌으나, 정 지부장은 이날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긴급이송됐다. 박 지회장과 이 지회장은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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