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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가고 李오니 달라진 김정은? 2년 전 헌법에 南 '적대' 넣으라더니…'적대'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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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가고 李오니 달라진 김정은? 2년 전 헌법에 南 '적대' 넣으라더니…'적대' 실종됐다

이정철 "'사회주의' 빼면서 정상국가화…한국 정부 변화 감안했을 수도 있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지난 2024년 헌법에 이를 명기할 것을 지시했지만, 올해 개정된 헌법에는 이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권의 변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기자들과 만난 이정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지난 3월 22~23일에 진행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를 통해 개정된 헌법에서 "적대적이라는 형용사 등의 표현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남북이 평화 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2024년 1월 15일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이 대한민국은 화해와 통일의 상대이며 동족이라는 현실모순적인 기성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철저한 타국으로,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한 이상 독립적인 사회주의국가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주권행사령역을 합법적으로 정확히 규정짓기 위한 법률적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헌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령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영토 문제와 함께 남한에 대한 적대성도 헌법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올해 개정 헌법에 이같은 김 위원장의 지시가 완전히 반영되지는 않았다. 북한은 개정 헌법에서 영토 규정을 신설했는데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러시아)련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령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령해와 령공을 포함한다"라는 수준에 그쳤다.

이번 개정된 헌법에는 남북 간 인식 차와 이에 따라 군사적 충돌이 자주 발생했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규정은 명시되지 않았다.

북한의 이러한 의도에 대해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변화 등을 정무적으로 감안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김여정(당 중앙위원회 부장)의 한국 정부에 대한 표현이 조금씩 변해간 것을 생각해 보면 그런 정무적 판단의 변화도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해상 경계선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남북 간에는) 타협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라며 "북도 그러한 분쟁 요인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가 있지 않았을까 판단한다. 싸우자고 생각하면 경계선을 고집하겠지만 이 정도로 나온다면 분쟁을 피해가는 일종의 모호성을 문서에 담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헌법에서) 남북관계를 굳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자기들도 국격이 있는데 그에 맞는 최고 문서가 어떤 형식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북한이 영토 규정을 구체화해 나가면서 서해 NLL 문제가 갈등 요인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교수는 "북한이 해상경계선 등으로 논의를 확장할지 문제에 대해 법제화 해놓고 헌법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헌법에 준해 지침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본다"라며 "남북관계라는 변수가 작용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또 북한이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라는 서문 규정을 없애는 등 남북관계 및 통일 관련 규정을 삭제한 것을 두고, '적대적'은 부각하지 않더라도 "'두 국가론'은 양보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든다"라고 해석했다.

'핵 보유국'이라는 표현은 서문에서는 빠지고 제56조에 남았다. 이는 헌법 서문에 김일성 주석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선대 지도자들의 업적 설명이 대거 삭제되면서 함께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헌법 명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바꿨다. 이 교수는 이를 두고 "북한이 정상 국가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 전체적인 헌법을 설계한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헌법의 내용적 측면에서도 사회주의적인 요소가 상당 부분 삭제됐다. 무상 의료, 무상 치료제, '세금이 없어진' 등의 표현이 사라졌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북한에서 국가가 국민들에 대한 지원을 없애고 시장 원리가 많이 확산되고 자기 부담 원리가 반영됐는데 그런 사항들을 헌법에서 받아준 것이라고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3월 23일 평양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회의 2일회의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번 헌법 개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한이 상당히 확대됐다. 기존 헌법에는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의회격인 최고인민회의에 의해 견제 및 제약을 받는 부분이 있었으나 이러한 항목이 이번 헌법에서 없어졌다.

이전 헌법에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자기 사업에 대하여 최고인민회의 앞에 책임을 진다"고 돼 있었으나 이 부분이 삭제됐으며, 최고인민회의 권한 중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선거 또는 소환한다"는 규정 있었는데 이 역시 제외됐다.

또 1972년 헌법을 통해 주석제가 만들어졌던 시기에도 존재했던 책임 관련 규정이 이번에는 사라졌다. 구체적으로 "국무위원회는 자기 사업에 대하여 최고인민회의 앞에 책임진다"는 규정이 삭제됐다.

다만 최고인민회의 권한 규정에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제의에 의하여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부위원장, 위원들을 선거 또는 소환한다"고 명시돼 있어 국무위원에 대한 최고인민회의의 소환권은 남겨 뒀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는 규정도 없어졌다. 기존 헌법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여 다른 나라 사신의 신임장, 소환장을 접수한다"라고 명시돼 있었다. 이 교수는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권한은 국무위원장에게만 유일하게" 남겨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가기구에 대해 설명할 때 기존 헌법에서는 최고인민회의를 먼저 규정하고 이후 주석 또는 국방위원장 등 국가의 실질적 최고지도자에 대해 설명했으나, 이번에는 국무위원장이 가장 앞에 명시됐다는 점도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이 교수는 짚었다.

핵무력 지휘 권한 역시 국무위원장에 집중됐다. 북한은 이번 헌법에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국가 핵무력 지휘기구에 해당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 이를 두고 이 교수는 "(국무위원장의 핵 무력에 대한) 독점권과 위임권이 들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헌법이 아닌 당 규약에도 이번과 같은 흐름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순서상으로 보면 규약이 먼저 나오고 헌법이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렇게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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