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국민의힘 '투톱'의 가벼운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46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오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광주 방문과 관련해 "나는 더럽어서('더러워서'의 영남 방언) 안 간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오전 장동혁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로 향했는데, 송 원내대표는 "모르지 (광주에서) 오늘 어떤 상황이 생길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송 원내대표는 현장에서 느끼는 지방선거 분위기와 관련해 "내가 가는 현장은 전부 다 '와' 하지. 우리가 갔는데 거기서 '이 씨' 이러는 장소를 가겠느냐"라며 "심지어 광주를 가더라도 데모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거기에 우리 지지자들도 있으니까 거기서도 막 이렇게(지지) 할 텐데"라고 언급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해 11월 광주를 방문했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맞닥뜨린 바 있다. 장 대표는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시도했으나 격앙된 현장 분위기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12.3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과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장 대표에게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장 대표가 그해 10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온 터라 항의의 목소리는 더욱 거셌다.
송 원내대표의 '더러워서 안 간다' 발언은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지방선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송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가볍게 차담을 갖던 중 나왔다. 송 원내대표의 지난 16일 생일을 축하하며 원내대표실에서 준비한 다과를 나누던 자리였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은 "송 원내대표는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해당 발언을 인용해 최초 보도한 언론사를 겨냥해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더럽다'가 아니라 '서럽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5.18이 한쪽 진영에 성역화돼있는 건 사실 문제"라며 "오늘도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환호받고, 국민의힘 인사들은 욕먹고, 이게 몇십 년째 반복되는 사안인데 그런 부분이 서러워서 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설사 원내대표실 해명대로 송 원내대표가 '서러워서 안 간다'고 말한 것이라 해도, 이 역시 5.18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가 아님은 마찬가지다. 광주 시민들의 비판과 울분에 직면하는 게 싫어서 광주에 안 가겠다는 태도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무릎 사과' 등 전향적 사례와 사뭇 대비된다.
5.18에 대한 논쟁을 키우는 언사는 장 대표에게서도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고, 현장에선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경호를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간 장 대표는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광주를 찾았지만 5.18에 대한 국민의힘의 '변화'를 상징할 만한 사과나 반성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기념식 중에는 굳은 표정을 유지했고,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 등의 반발에도 큰 반응 없이 지나가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대신 장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5.18을 언급하는 대여 공세 메시지를 여러 차례 냈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다. 입으로는 5.18 정신을 외치지만, 정작 5.18 정신을 무너뜨리는 자들이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이라며 "본인 재판 없애겠다는 대통령이 5.18 광장에서 읽어 내려가는 기념사. 참으로 낯설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특히 장 대표는 "5.18 영령들은 외치고 있었다. 대통령이라도 죄를 지으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5.18 정신"이라며 "나는 기념사에 단 한 번도 박수를 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광주에서 입을 굳게 다물었던 장 대표가, 정부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부각하기 위해 5.18을 비판의 논거로 소비한 셈이다. 장 대표는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쓴 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5.18민주묘지를 찾아 작성한 '5.18 정신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내용의 방명록을 비꼬며 "이재명이 주인인 나라, 개딸들만 행복한 나라겠지"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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