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합의가 막판 진통을 이어가고 있다. 복수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쪽 조건을 강화해 합의안을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3명의 당국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쪽 조건을 강화해 휴전안을 수정했고 이를 이란 쪽에 다시 보냈다고 보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최고위 참모들과 이란 종전에 대해 논의하며 휴전안 승인 여부가 결정될 걸로 기대됐지만, 이후 아무 공식 발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2의 당국자는 '수정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해외 동결자금 해제를 포함해 합의안 일부 내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는 취지로 NYT에 전했다. 동결자금 해제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이 최근 합의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미국 제안에 응답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린 것에도 불만을 품어 왔다고 전했다. 그는 수정안 전달이 이란 쪽에 기존 합의안 승인 절차를 서두르게 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미 매체 <악시오스>도 행정부 고위 당국자와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실 회의 뒤 몇 가지 수정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기존 휴전안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만 있고 구체적 양보는 적시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을 언제,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원한다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한 일부 문구 수정도 원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당국자가 수정안에 대한 이란 쪽 재답변에 3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해각서(MOU)로 알려진 기존 휴전안 내용엔 휴전 60일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핵프로그램 논의는 휴전 개시 뒤로 밀리게 된다.
미국은 전투 재개를 위협하며 이란을 압박하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그래야 한다면 다시 개입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고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란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고도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통행료 없는 해협"이 돼야 한다고 밝히고 "그들(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자신들이 통제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론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날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9일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로 향하는 감비아 선박에 미사일을 발사해 무력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날까지 이란 해상봉쇄 일환으로 상선 5척을 무력화하고 116척의 항로를 변경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목적으로 최근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 및 이 기관과 협력하는 개인 및 단체에 대한 제재를 밝힌 바 있다.
반면 이란은 해협 통행 사전 허가를 요구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통제하고 있는 게 자국임을 강조 중이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을 보면 30일 이란 합동군사령부 카탐 알안비야는 성명을 통해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해군의 사전 허가 및 승인을 얻어야 하며 지정된 항로로만 이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해협 관리에 간섭하려는 외국 군함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SNA>는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이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영해"라며 해협에 대한 모든 결정권이 이란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에겐 해협 통행 관련 특별 대우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바논 총리 "이스라엘, 레바논서 초토화 정책" 비판
한편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을 건너 진격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30일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이스라엘이 자국에서 "초토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을 보면 살람 총리는 방송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마을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떠나도록 강제"하는 "초토화 정책 및 집단 처벌을 추구하고 있다"며 "신속하고 진정한 휴전"을 촉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투는 이란 휴전과 별개라고 주장 중이지만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종료를 주장해 와, 레바논 전투 격화는 이란 휴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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