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변경과 함께 집단해고 위기에 처한 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이 이에 반발하며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아파트 주민들도 뜻을 함께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일반노조는 22일 서울 노원 상계보람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6월 17일, 서울 노원구 상계보람아파트 경비원 17명에게 집단해고 문자가 새 경비업체 예주산업으로부터 발송됐다"며 "아파트 경비업체가 바뀌고 총 40명의 경비노동자 중 17명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쫓겨났다"고 밝혔다.
이어 "수십 년 동안 무더위와 매서운 혹한의 아파트 경비 초소를 지키며, 아파트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온 사람들에게 일말의 인정도 없이 기습적으로 문서도 아닌, 문자로 자행된 집단 살인 해고였다"고 비판했다.
민주일반노조는 "상계보람아파트 곳곳에 경비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리지 않은 곳은 없다"며 "아파트 경비노동자도 존엄한 사람이다. 지금당장 경비노동자들을 일터로 돌려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상계보람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은 지난 17일 입주자 대표회의와 새로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예주산업으로부터 "면담 결과 '미채용'으로 결정됐다. 6/22 근무자는 18시까지 근무해 주시면 된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받았다. 용역업체 변경과 함께 사실상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었다.
22년 간 상계보람아파트에서 살아왔다고 밝힌 주민 김혜정 씨는 회견에서 "지난 2월 8일 임시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는 분명히 경비업체 변경 시 경비 인력을 고용승계하기로 의결했다. 주민들의 뜻을 모은 공식적인 약속이었다"며 새로 바뀐 용역업체와 아파트 입주자 대표에게 약속이행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웃사촌을 넘어선 따뜻한 공동체라는 것이 제가 20년 넘게 살아온 보람 아파트의 가장 큰 자부심이었다. 최근 경비업체 선정 이후 벌어진 대량 해고 사태는 그 자부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사람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없는 아파트는 결코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고 당사자인 임용구 씨는 "아무런 통보도 없이 무작정 이렇게 내쫓아도 되는 건가"라며 "기준이 뭔지도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다른 당사자인 변상봉 씨는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자고 여기 달려왔다"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열심히 근무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 울분을 금치 못하겠다"고 답답해했다.
대부분 간접고용 노동자인 아파트 경비 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구조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의헌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사업단장은 "잘 알려지지 않아 그렇지 전국에서 용역업체를 바꿀 때 경비노동자가 무더기로 잘려나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용역업체 교체 시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견 뒤 참가자들은 경비 노동자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입주민 300여 명의 서명을 관리사무소에 전달했다.
<프레시안>은 업체 측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담당자가 외근 중이라는 이유로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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