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징계 정치'가 6일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재가동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모양새다.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뾰족한 수 없이 사퇴를 거부해 온 장 대표는 사실상 친한동훈계를 겨냥한 이번 징계 국면을 계기로 당권 장악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내에서는 이미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등으로 부작용을 겪은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징계 요청서가 접수된 당내 인사들에 대한 징계 심의에 착수했다.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윤리위가 열린 것은 약 4개월 만이다.
무소속으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 전 대표의 선거 운동을 도운 국민의힘 인사들,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 촉구한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과 비당권파 지도부 인사 등이 주요 논의 대상자로 거론된다.
장 대표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 온 원외 인사들과 장 대표의 지지자들이 친한계, 소장파 의원들에 대한 윤리위 제소를 주도해 왔다. 수십 건의 징계 요청서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는 이날 당장 특정인에 대한 징계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징계 회부 요청서를 검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징계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우선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장 대표는 오전 비공개 최고위위원회의에서 사실상 징계 대상이 된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을 남겼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심각한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히 금지해야 한다는 대표의 강력한 의사가 있었다"며 "당의 영속성을 위하는 조치일뿐 아니라 국민의힘을 지지해 준 당원들의 의사와 일치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징계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것이 장 대표의 생각이라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장 대표 측은 윤리위가 당 지도부와 별개로 운영되는 독립기구인 점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가 직접 "해당 행위 논란"과 '장동혁 지도부' 체제를 비판한 일부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징계 필요성을 공개 언급한 이후 윤리위가 움직인 만큼, 윤리위의 행보를 장 대표의 의중과 분리해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윤민우 윤리위원장 역시 장 대표가 임명한 인사다.
나아가 윤리위가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심의를 시작한 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나온 장 대표의 '심각한 해당 행위자에 대한 복당 영구 금지' 발언은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다시 시작된 징계 정국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이미 "의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선 중진 이종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는 징계로 당의 기강을 세우겠다는 입장이지만, 기강은 군·경 같은 조직에서 필요한 것"이라며 "장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내 언로를 보장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장 대표와 윤리위에 "지금이라도 징계를 철회하고 구성원들의 언로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대안과미래 소속인 재선의 최형두 의원은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표를 비판했다고 징계한다면 당내 민주주의는 물론,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며 "이전 일 갖고 파묘하듯 갈라치고 징계하는 게 정치인가. 통 큰 리더십,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상당수 당원이 당의 공천과 무관하게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찍어서 한 전 대표가 당선됐다"며 "한 후보를 찍은 당원은 어떻게 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징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징계를 통해 오히려 질서가 혼란해지고,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다면 결국 징계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윤리위에 '신중 결정'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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